공판 현장 담은 그림·방청권·유묵 3점 등 총 5점…서울시, 문화재청에 신청
서울시, 안중근 의사 공판 기록물·유묵, 국가문화재 등록 신청
서울시가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유물 5점을 국가문화재로 지정?등록해줄 것을 문화재청에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일본 도요신문사의 고마쓰 모토코 기자가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과 관련한 1910년 공판장을 스케치한 그림 ‘안봉선풍경 부 만주화보(安奉線風景 附 滿洲畵報)’ 중 안중근 의사가 호송 마차를 타고 등장하는 모습과 재판장 광경. 2019.12.11
서울시 제공=연합뉴스
서울시 제공=연합뉴스
서울시는 1910년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사살 관련 공판 자료 2점을 국가 등록문화재로, 안 의사가 옥중에서 남긴 유묵(遺墨, 생전에 남긴 글씨) 3점을 보물로 각각 등록 신청했다.
공판 자료는 당시 일본 도요신문사(土陽新聞社)의 고마쓰 모토코(小松元吾) 기자가 공판장을 스케치한 그림 ‘안봉선풍경 부 만주화보’(安奉線風景 附 滿洲畵報)와 고마쓰 기자가 받은 공판 방청권이다.
공판 스케치는 1910년 2월 10일 중국 뤼순(旅順) 법원에서 열린 제4회 공판을 안 의사의 등장부터 시간의 흐름대로 4쪽에 걸쳐 담았다. 외신 기자들의 생생한 표정과 실랑이가 일어난 방청석 모습 등도 담겨있어 불공정하게 진행됐던 당시 공판 상황을 엿볼 수 있다.
두 자료는 고마쓰 기자의 후손이 2016년 ‘안중근의사숭모회’에 기증했다.
서울시는 “두 유물은 당시 공판의 정확한 날짜와 재판 참석자, 재판장 분위기 등이 그림과 함께 기록된 현존 유일본이자 근대 동아시아 국제법 사료의 일면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 3점은 일본인들의 요청으로 쓰였다는 점에서 역설적 의미가 있다. 재판 과정과 옥중에서 보인 안중근 의사의 언행에 감복한 일본인들이 직접 비단과 종이를 사서 안중근 의사에게 요청한 것이다.
해당 글은 ‘황금백만냥 불여일교자’(黃金百萬兩不如一敎子·황금 백만 량이라도 자식 교육 잘 시키는 것보다 못하다), ‘지사인인 살신성인’(志士仁人殺身成仁·뜻 있는 사람과 어진 사람은 자신을 죽여 인(仁)을 이룬다), ‘세심대’(洗心臺·마음을 씻는 곳)다.
유묵 3점의 좌측 하단에는 안 의사의 약지 일부가 없는 왼손 장인(掌印)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안 의사는 1909년 봄 동지들과 구국을 결의하며 약지 일부를 잘랐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은 현재 50여 점이 전해지고 있으며, 총 26건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서울시는 이번에 등록 신청한 유물 5점은 소유자로부터 신청을 받아 시 문화재위원회의 조사 및 심의를 거친 유물들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의 최종 등록 여부는 문화재청이 결정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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