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호 선체 내 불길 못 피한 실종자 갇혀있나

대성호 선체 내 불길 못 피한 실종자 갇혀있나

강경민 기자
입력 2019-12-11 09:26
수정 2019-12-1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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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인양은 사실상 어려워”…해경 “수중무인탐사기 활용 수색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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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제주시 안덕면 화순항에 도착한 대성호 선미에 대한 합동 감식단의 1차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2019.11.23  연합뉴스
23일 제주시 안덕면 화순항에 도착한 대성호 선미에 대한 합동 감식단의 1차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201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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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차귀도 해상에서 발생한 대성호(29t) 화재 사고 실종자 중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선원 일부가 침몰한 선체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광역구조본부에 따르면 사고 발생 19일 만인 지난 8일 해저에 침몰한 대성호 선수로 추정되는 물체로부터 약 44m와 50m 떨어진 지점에서 대성호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를 발견했다. 사고 당일인 지난달 19일 해상에서 선원 김모(60)씨를 발견하고 나서 처음이다.

발견 당일 수습한 시신은 지문 확인, DNA 감정 결과 베트남 선원 A(32)씨로 확인됐다.

나머지 시신 1구는 해상 날씨 악화로 수습이 다소 늦어져 A씨보다 하루 늦게 병원에 안치됐으며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선수 부근에서 발견된 이들 2명은 부검 결과 불길을 미처 피하지 못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성호 선체 내에 사고 당시 불길을 피하지 못한 일부 선원이 갇혀 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선수 인양을 통한 실종자 수색은 어려운 상황이다.

대성호 선수로 추정되는 물체는 수심 85m 아래 가라앉은 상태다. 작업 한계수심이 대략 50m 안팎인 잠수사들의 작업이 쉽지 않다.

게다가 해당 해역의 바닥이 진흙과 모래로 이뤄져 있고, 최근 한달간 파도도 2∼4m가량 높게 일면서 시야 확보도 어렵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고민거리는 인양 비용이다. 대성호 선수를 인양하는 데는 수백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본부에 따르면 바다에 떠 있던 8m짜리 대성호 선미를 나흘에 걸쳐서 인양하는 데도 6천만원 가까운 비용이 투입됐다.

이마저도 수색 당국이 직접 인양을 시도하면서 인양 비용을 절반 이상 절감했다.

선수는 길이 약 18m로 선미보다 2배 이상 길고, 안에 물까지 가득 찬 상태로 인양을 하려면 대형 크레인 여러 대가 필요하다. 작업 기간도 4∼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본부 관계자는 “선수를 인양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선주가 인양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수백억 원이 들 수도 있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며 “대신 해군 청해진함 수중무인탐사기(ROV)를 활용해 실종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말했다.

해경과 해군 등으로 이뤄진 수색팀은 사고 발생 23일째인 11일에도 실종자를 찾기 위한 집중 수색을 이어간다.

앞서 지난달 19일 오전 7시 5분께 제주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통영 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t)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대성호 승선원 12명(한국인 6, 베트남인 6) 중 김모(60)씨는 사고 당일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사고 19일 만인 지난 8일 베트남 선원 A(32)씨와 또 다른 대성호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잇따라 발견됐다. 9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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