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급, 퇴직 직후 금융사 임원으로… 취업 심사는 자동문?

금감원 2급, 퇴직 직후 금융사 임원으로… 취업 심사는 자동문?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4-04-05 03:26
수정 2024-04-07 14:2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부공직자윤리위서 93% 통과
‘업무 밀접한 관련성’ 기준 자의적
인사혁신처 “봐주기 심사 아니다”

이미지 확대
취업심사 자료사진. 123RF
취업심사 자료사진. 123RF
이미지 확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유형. 인사혁신처 제공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유형. 인사혁신처 제공
금융감독원 직원이 퇴직 2개월 만에 피검 기관인 KB저축은행 상근감사위원으로 취업한다. 전직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2명은 각각 현대자동차 상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무로 재취업한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달 진행한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 결과 86건 중 80건(93%)이 심사를 통과했다고 4일 밝혔다. ‘취업 제한’은 대상자가 퇴직 전 5년 동안 일한 부서·기관 업무와 취업 예정업체 간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된 경우다. ‘밀접한’이란 기준이 자의적이란 지적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전직 공직자는 6명뿐이다. 2명은 5년 내 소속 부서·기관과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있어 제한을, 4명은 업무 관련성이 있으며 공익 등 법령상 취업을 승인할 특별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아 ‘취업 불승인’ 판단을 받았다. 공직자윤리위는 심사를 받지 않고 임의로 취업한 2명에 대해서는 법원에 과태료(1000만원 이하) 부과를 요청했다.
이미지 확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업무관련성 판단 근거. 인사혁신처 제공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업무관련성 판단 근거. 인사혁신처 제공
지난해 11월 퇴직한 경찰청 경위는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취업을 승인받지 못했다. 퇴직 2개월 만에 한국항만협회 항만기술기준센터장으로 가려던 전 해양수산부 공무원, 퇴직 5개월 만에 ㈜엠티교역 기술고문으로 옮기려던 전 해양경찰청 경정, 2022년 7월 퇴직해 흥국화재해상보험 법률자문으로 가려던 검사도 취업 불승인 판정을 받았다. 한화손해보험 사고조사역으로 재취업하려던 전 경찰청 경감, 우송대 융합기술연구소 소장으로 가려던 전 한국철도공사 임원 등 2명은 취업 제한으로 판단됐다.

반면 금감원 2급 직원 3명은 모두 심사를 통과해 각각 KB저축은행 상근감사위원, 이지스자산운용 전무, 한국금융투자협회 상무로 재취업한다. 지난달 퇴직한 산업부 수석전문관은 한 달 만에 현대차로, 산업부 과학기술 4급(과장급)도 4개월 만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옮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심사위원 13명 중 9명이 민간위원”이라며 “봐주기식 심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미지 확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자가진단 서비스. 공직윤리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자가진단 서비스. 공직윤리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2024-04-05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