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글날·세종대왕 나신 날 따로 기념하나요 [생각 나눔]

왜 한글날·세종대왕 나신 날 따로 기념하나요 [생각 나눔]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4-11-21 17:53
수정 2024-11-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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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념일 지정 국무회의 의결

“한글 외 다방면 업적 기려야”
“스승의날과 중복·예산 문제”
‘한글날도 있는데, 세종대왕 나신 날이 또 필요할까.’

정부가 세종대왕의 ‘애민사상·자주정신·실용정신’을 계승해 발전시키겠다며 ‘세종대왕 나신 날’(5월 15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기로 하자 일각에서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미 한글날(10월 9일·법정공휴일)이 있는데, 세종대왕 탄생일까지 국가 기념일로 지정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세종대왕 나신 날’을 신규 국가 기념일로 지정하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제안 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였다. 한글날은 한글을 기념하는 날이니, 경제·사회·문화·과학·국방 등 다방면에 걸친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릴 국가기념일을 별도로 지정하고 5월의 대표 문화축제의 날로 만들어 세계적 위상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기념일 지정으로 문체부와 국가유산청은 10월 한글주간(10월 4~10일)에 시행하던 ‘세종문화상’을 세종대왕 나신 날에 시상하고 세종대왕 위업을 기리는 행사인 숭모제전도 5월 대표 문화행사로 만들겠다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21일 “설문조사 시 국민 공감대가 높았다”며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지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념일이 중복되거나 너무 많아지면 예산 지원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안부에 따르면 현재 국가기념일은 모두 197개(대통령령 57개, 개별법 147개)다. 세종대왕 나신 날이 기념일로 지정되면 5월 15일에만 스승의 날, 가정의날을 포함해 3개 기념일이 중복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 행사 시 국가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법정기념일이 너무 많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별법으로 지정되는 기념일은 신속한 의원발의가 많은데 중복은 엄격히 보고 포괄적으로 다른 기념일에 넣는 방향으로 가급적 신중을 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대왕 나신 날이 ‘빨간날’(법정공휴일)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행안부는 전했다.
2024-11-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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