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완벽하게 복사 가능”…외국인 사기범 덜미

“달러 완벽하게 복사 가능”…외국인 사기범 덜미

입력 2013-11-17 00:00
수정 2013-11-1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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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종이를 달러 복사 가능한 ‘특수 복사용지’라고 속여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특수 복사용지로 달러 지폐를 복사해 주겠다고 속이고 거액을 요구한 혐의(사기미수)로 프랑스인 Z(35)씨와 카메룬인 K(37)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사기에 사용된 복사용지를 공급한 나이지리아인 R씨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월 30일 오후 9시께 서울 잠실의 한 호텔방에서 평소 알던 한국인 M씨와 만나 “달러 지폐를 완벽하게 복사할 수 있는 ‘화이트 머니’를 갖고 있으니 10만 달러를 주면 2배로 돌려주겠다”며 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화이트 머니’라고 불렀던 특수 복사용지는 달러지폐 문양을 흰색 잉크로 인쇄한 흰색 복사종이였다.

흰색종이에 인쇄된 흰색 잉크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지만 자외선 위폐감별기로 비춰보면 위조 방지를 위해 실제 지폐에 새겨진 워터마크처럼 희미하게 드러났다.

이들은 M씨에게 자외선 위폐감별기로 흰색잉크로 새겨진 달러문양을 비춰 보여주며 마치 이 종이가 진짜 달러지폐를 복사할 수 있는 특수용지인 것처럼 설명했고 직접 복사 시연까지 했다.

이들은 화이트머니 2장을 100달러 지폐의 앞뒤에 포개고 요오드 용액에 적셔진 솜으로 화이트머니 위를 복사하듯 문질렀다. 이어 비누거품이 가득한 물통에 달러 지폐와 ‘화이트 머니’를 넣고 솜으로 또다시 문질러 시선을 분산시켰다.

이때 이들이 사용한 솜 안에는 사전에 숨겨둔 100달러 지폐 두 장이 있었다. 이들은 물속에서 이 지폐 두 장을 꺼내 상대에게 보여주며 “100달러 지폐가 복사돼 이렇게 두 장이 더 늘어났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과거 비슷한 유형의 사기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M씨가 이들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고, 이들은 결국 붙잡혔다.

Z씨는 이달 8월 관광비자로 국내 입국했으며 K씨는 지난 2월 역시 관광비자로 입국해 현재 불법체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으며 국제조직 연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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