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기초 성공 뒤엔 ‘섭외달인’ 있었다

관기초 성공 뒤엔 ‘섭외달인’ 있었다

입력 2010-11-23 00:00
수정 2010-11-23 00:4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허정 교장, 교과부·교육청·기업 협찬 이끌어

지난 10일 전남 여수 관기초교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 요청 전라남도교육청 지정 학부모 학교 참여 연구학교 참관’이라는 긴 이름의 행사가 열렸다. 관기초교는 교과부가 올해 처음으로 정책화한 ‘학부모 학교 참여 연구학교’이면서, 전남도교육청이 지정한 ‘무지개 학교’이기도 하다. 학교 안에 설치된 도서관은 네이버에서 지원받아 설립했다. 아코디언과 멜로디언, 실로폰 등으로 구성된 합주단의 공연을 보며 기자가 최근 교과부의 악기지원 프로젝트에 대해 말하자 여기에도 관심을 보였다. 학생들은 옆 초등학교에서 악기를 빌려 쓰고 있다.

허정 교장
허정 교장
관기초교가 이처럼 중앙 정부와 지자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뛰어들게 된 것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통폐합 논의가 이뤄진 탓에 시설투자나 재원 조달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허정 교장은 “교사들이 밤 12시가 넘도록 퇴근하지 못한 채 연구를 거듭하고, 학부모들이 모든 학생들을 자식처럼 생각하고 봉사해 준 덕분에 학교가 살아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독지가들의 도움도 빼놓으면 안 된다.”고 했다.

학교 뒤뜰 황무지에 일꾼을 보내 배추밭을 만들어 준 주민부터 식당에서 사용하고 남은 대나무 밥통을 챙겨서 보내 준 식당주인까지 지역사회가 지속적으로 도움과 관심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나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은 데에는 허 교장의 열린 자세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교육당국의 평가는 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만 보게 된다.”면서 “학부모들은 학교의 속까지 보고 선택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면 학교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번도 ‘CEO’라는 말을 쓰지 않고 교육자로서의 입장만 강조했지만, 경쟁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에 남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0-11-23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2 / 5
학생들 휴대폰의 도청앱 설치 여러분의 생각은?
지난 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김하늘(8)양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가 3세 아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불안한 학부모들은 아이의 휴대전화에 도청앱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이 도청앱의 오남용으로 인한 교권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에 도청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남용이 우려된다.
안전을 위한 설치는 불가피하다.
2 / 5
2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