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리턴500] (하) 기초과학강국을 위한 발걸음

[브레인 리턴500] (하) 기초과학강국을 위한 발걸음

입력 2012-03-20 00:00
수정 2012-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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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교과부 2차관 인터뷰 “매년 100억씩 연구지원 해외의 뛰어난 한인 학자들 충분히 매료될 것”

“세계 수준의 대학 사업(WCU)을 통해 해외 학자들을 어떻게 불러 오고,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는 충분히 쌓였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학자 대부분이 ‘한국에서 일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아봤기 때문에 인지도도 높습니다. 이제는 협업 수준이 아니라 한국이 기초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단계에 진입해야 합니다.”

김창경 교과부 2차관
김창경 교과부 2차관


김창경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은 19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브레인리턴 500 사업’과 관련, “한국 과학의 큰 물줄기를 바꿀 것”이라 자신했다. 과거 해외 과학자들 사이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존재감이 부족했다면, 지금은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미국 보스턴 등지에서 재외 한인 과학자와 학생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이 꼽는 IBS의 경쟁력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막대한 예산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최근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연구개발(R&D) 예산이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저명한 학자들조차 연구비를 따지 못해 연구에 지장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연구단에 매년 100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지급하겠다는 IBS의 정책은 한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연구 중심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한인 과학자가 많다는 점이다. 김 차관은 “하버드, 매사추세츠공대 등 세계 최고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연구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한 한인 과학자들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며 “‘고국을 위해 일해 달라’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이 연구를 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는 점만 어필한다면 IBS의 성공은 보장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한국 기초과학의 잠재력을 꼽았다. 김 차관은 “미국과 유럽의 연구성과가 정체기를 보이고 있고, 아시아가 급부상하는 것이 현재의 흐름”이라며 “중국은 우주 등 거대과학 위주의 기초과학에 강점을 갖고 있어 한계가 있고, 일본은 개방성에 있어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물리, 화학, 생명공학 등 특정 분야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가 골고루 성장해 온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벨트와 IBS가 ‘정치적인 고려’로 시작된 만큼,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만큼 더 확고히 갈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차관은 “과학기술이 정치적인 고려 대상이 되고, 정책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나라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는 점에 모두 공감한다는 뜻”이라며 “특별법까지 만들어 시작된 만큼, 과학자들은 최선의 연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고민하면 된다.”고 당부했다.

현재 공모가 진행되고 있는 기초과학연구단장과 관련, “선정위원회가 객관적으로 평가할 일이지만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과학계의 높은 기대치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고 평가했다. IBS 연구단장 공모에는 국내외 100명 이상의 석학들이 지원해 현재 1차 후보 11명을 추린 상태다. 11명 중에는 유룡, 현택환, 김빛내리, 신희섭 국가과학자들을 비롯해 한국 최고의 과학자들이 총망라돼 있다. 김 차관은 “장기적으로 50개의 연구단을 선정할 계획인 만큼, 초창기 단장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지원자들 모두 역량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2-03-2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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