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교사들 “교과서 어렵고 양 많다…재구성 필요”

현장 교사들 “교과서 어렵고 양 많다…재구성 필요”

입력 2013-11-04 00:00
수정 2013-11-0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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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새교육개혁 창립포럼’…”스토리텔링 수학 오히려 흥미 떨어뜨려”

현재 사용되는 초·중·고 교과서가 지나치게 어렵고 학습량이 많아 교수·학습여건에 맞게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4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새교육개혁 창립포럼에서 현직 교사가 직접 참여한 초·중등 교과별 난이도와 학습량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교과서·교육과정 개편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교사 13명은 개별 분석자료에서 “현행 교과서는 잦은 교육과정 개편으로 내용이 뒤죽박죽이고 학생들이 배우기에 어려운 내용도 다수 포함돼 있다”며 “현장에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수학교과의 박성은 경기 고양외고 수석교사는 “자연과학적 이론을 배경으로 하는 수학에 억지로 스토리텔링 수업을 접목하다 보니 오히려 학생들의 관심을 떨어뜨리고 내용이 어렵다는 불만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미적분 교육과정과 교과서는 수학적 사고력을 향상시키기 어렵고 단순계산 위주의 기술적 지도가 주를 이룬다”며 “미적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인문계 학생에게 이런 내용을 가르치는 건 학습부담을 늘리고 사교육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비판했다.

국어교과의 김향숙 인천 용현여중 수석교사는 “중학교 국어 교과서는 학생 수준보다 내용이 깊고 학습량이 너무 많아 흥미를 떨어뜨린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1학년 1학기에 배우는 시 ‘봄은 고양이로다’는 중1이 배우기 난해하고 2학년 1학기 ‘양반전’은 역사수업에서 조선 후기를 배우기 전이라 배경지식이 없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영어교과의 강혜정 경기 금릉중 수석교사는 “영어는 내용 중심이 아닌 기능 중심의 교과라 어휘나 문법 수준이 매우 중요한데 학년 내 또는 학년 간 단어의 수준이 갑자기 낮아지거나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고 평가했다.

집중이수제에 대한 비판적 의견도 다수 나왔다.

초등통합교과의 조호제 서울 버들초 수석교사는 “초등 사회·도덕, 과학·실과 교과는 두 교과의 총 수업시수가 달라 현실적으로 학기 또는 학년 단위의 집중이수제 운영이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사회교과의 허성초 경기 운암고 수석교사는 “집중이수제로 1년간 배우는 과정을 한 학기에 몰아서 하다 보니 교사는 충분한 설명 없이 시간에 쫓기듯 가르치고 학생은 많은 양의 시험·수행평가 부담을 안게 된다”고 말했다.

교총은 이날 나온 지적을 토대로 교원 중심의 교육개혁 운동을 벌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장 중심 연구 운동 추진 ▲교육본질 회복 추구 ▲수업·교실 바탕 정책 선도 ▲교직 전문연구직 표방 ▲교육한류 확산 등 5대 비전을 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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