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Health Issue] (51) 당뇨병성 족부궤양

[Weekly Health Issue] (51) 당뇨병성 족부궤양

입력 2011-02-28 00:00
수정 2011-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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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부비트랩’ 당신의 발이 썩어 갑니다

당뇨병은 인체 곳곳에서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의 상흔을 만들어낸다. 이 중에서도 가장 흔하고 무서운 부작용이 바로 사소하게 시작해 결국 조직 괴사로 이어져 최악의 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족부궤양이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이런 특성 때문에 의료인들은 족부궤양을 ‘당뇨가 만든 부비트랩’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당뇨병을 앓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아직도 이런 족부궤양의 문제에 대해 특별한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금도 수많은 환자들이 당뇨병성 족부궤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족부궤양에 대해 가천의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기영 교수로부터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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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당뇨 환자의 감각 이상으로 초래되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자칫하면 궤양 부위 절단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으므로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당뇨 환자의 족부를 살피고 있는 이기영 교수.  길병원 제공.
주로 당뇨 환자의 감각 이상으로 초래되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자칫하면 궤양 부위 절단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으므로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당뇨 환자의 족부를 살피고 있는 이기영 교수.
길병원 제공.
●먼저, 당뇨병성 족부궤양이란 어떤 질환인가

당뇨병 환자의 신경병증으로 인한 감각 저하 또는 소실 등으로 족부에 궤양이 생기거나, 혈관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 신경병증·허혈 그리고 세균의 감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 부위에 궤양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국내에 당뇨병이 원인인 족부궤양 환자는 얼마나 되는가. 또 최근 발병 추이를 설명해 달라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에게서 평생 족부궤양이 발생할 확률은 15∼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중 감염을 동반하는 경우는 많게는 80% 정도에 이른다. 국내 당뇨병 유병률이 인구의 5∼7% 선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족부궤양은 당뇨병 환자가 입원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고, 동시에 비외상성 족부 절단의 첫째 원인이기도 하다.

●당뇨병이 족부궤양을 유발하는 원인과 경로를 설명해 달라

우선,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들 수 있다. 이 중 운동성 신경병증은 족부의 변형을 초래, 지속적인 물리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또 감각성 신경병증은 인체를 보호하는 감각기능이 저하돼 사소한 상처를 쉽게 인지하지 못하며 이 때문에 궤양으로 발전하게 되며, 여기에 자율신경계 합병증이 동반되면 족부가 항상 건조하게 되어 피부가 갈라지고, 이 틈이 세균 감염의 통로가 될 수도 있다.

다음은 당뇨병성 혈관 합병증이다. 족부의 혈액순환 감소로 인해 허혈성 괴사가 생기거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쉽게 감염에 노출되고, 추후 상처 회복도 더디게 된다.

세균 감염도 문제가 된다. 당뇨병의 고혈당 자체가 세균이 번식하기에 좋은 조건이 되고, 여기에다 혈액순환 장애로 병변의 빠른 확산이 초래된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당뇨병성 신경합병증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크게 과감각, 이상감각, 무감각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풀어서 말하자면 과감각은 가벼운 자극에도 아주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이고, 이상감각은 외부 자극에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경우이다. 또 무감각은 외부 자극에 전혀 감각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당뇨병 환자가 욕탕에서 뜨거운 물에 잘 데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증상은 발바닥이 저리는 증상이다. 이 경우 양측 발에서 동시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발바닥에서 시작해 서서히 무릎까지 올라오는 경과를 보이며, 저녁이 되면 심해지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에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특히 무감각인 경우에는 상처가 생겨도 전혀 통증이 없다. 이 때문에 통증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족부에 굳은살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라면 당뇨성 합병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족부궤양의 검사 및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먼저, 보호감각의 소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10g 모노필라멘트를 이용한 검사를 한다. 또 진동감각에 대한 반응을 파악하기 위해 소리굽쇠를 이용한 검사를 시행하며, 별도의 검사 기계 없이 자율신경계 검사를 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말초동맥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발목상완지수를 측정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간단한 이학적 검사를 하거나 아니면 초음파를 이용하여 측정하기도 한다. 이런 검사 과정에서 환자의 족부에 나타난 발의 변형이나 굳은살, 피부의 균열이나 궤양이 있는지 등을 주밀하게 살펴보고, 발적이나 발열, 통증 또는 압통이 있는지 등을 관찰한다. 만약 감염이 동반된 경우라면 방사선 촬영이나 뼈스캔을 통해 골수염으로 확대되지 않았는지를 검사하게 된다.

●족부궤양은 어떻게 치료하는가

주로 병태생리학적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한다. 당뇨병성 신경합병증에 대해서는 증상에 따라 진통제 투여와 함께 족부 변형이나 물리적 압박이 있을 경우 이를 교정한다. 혈관합병증의 경우 혈액순환의 개선을 위해 금연을 하도록 하며, 혈압 조절과 이상지혈증의 치료를 같이하게 된다. 특히 환자에게서 말초동맥의 병변이 관찰된 경우에는 혈관중재술, 즉 수술이나 풍선확장술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 세균 감염의 경우에는 먼저 외과적인 치료를 통해 괴사조직을 제거하거나 항생제를 사용해 감염 부위를 의료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임상에서 적용하는 치료 준칙은 무엇인가

족부궤양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광범위한 항생제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외과적인 괴사조직의 제거가 필요한 경우 발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처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더불어 환자의 장애 정도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11-02-2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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