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복 종자명장 15년 연구…배추·순무 장점 살려 신종 개발
종자명장인 박동복(60) 제일종묘농산 대표가 항암 쌈채를 개발했다.박동복 종자명장
박 대표는 “1997년 육종 연구차 네덜란드를 방문했을 때 사람들이 암에 좋다며 순무를 즐겨 먹는 것을 보고 이를 한국 쌈 문화에 접목하면 좋겠다고 판단해 개발을 시작했다”면서“배추와 순무를 종간교잡한 후 첨단 육종 기법인 소포자배양을 통해 항암 쌈채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종간교잡이란 종이 다른 암수를 교배해 각 종의 장점을 살린 새로운 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박 대표는 “항암 쌈채는 잎 모양이 둥근 배추 모양에 독특한 향과 맛이 있어 고기와 같이 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영양 흡수가 좋아 일반 상추를 대신할 수 있다”면서 “생육이 빠르고 토양 적응성이 우수해 농장에서는 물론 가정이나 텃밭에서도 쉽게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북 진천과 전남 여수 지역 농가에서 항암 쌈채가 재배되고 있다”면서 “항암 쌈채가 전 세계로 확산돼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되찾고, 우리 농민들은 고소득을 창출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1991년 충북 증평군에 제일종묘농산을 설립한 박 대표는 앞서 암 발생을 억제하는 물질인 베타카로틴 등이 일반배추보다 30배 많은 항암 배추를 개발했고 혈당을 낮추거나 조절하는 물질을 다량 함유한 당조 고추도 개발했다. 그동안 박 대표가 개발한 신품종은 300여종에 달한다. 그는 이런 연구 노력과 실적을 인정받아 2009년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대한민국 종자명장으로 선정됐다. 명장은 20년 이상 장기 근속하고 해당 분야 최고 수준의 기능을 보유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호칭이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14-10-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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