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덕 센터장, 중증환자 살리려는 열망으로 버텼다”

“윤한덕 센터장, 중증환자 살리려는 열망으로 버텼다”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19-02-08 18:02
수정 2019-02-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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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탁 전남대병원 교수 “환자 치료 못 받으면 울분”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국립중앙의료원의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19.2.7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국립중앙의료원의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19.2.7 연합뉴스
병원 응급실과 재난 현장에서 쪽잠을 자며 분투한 국립중앙의료원 윤한덕(51) 중앙응급의료센터장에 대한 국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응급의학과 1호 전공의로 윤 센터장과 4년간 함께 수학했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허탁(55) 교수는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덕이는 응급실에 온 중증환자가 절차 등의 이유로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데 대한 울분을 가장 참지 못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허 교수는 윤 센터장에 대해 “평소 나를 ‘탁형’이라 부르며 수더분한 구석이 있었지만, 의료 현실에 대해서는 굉장히 비판적이었던 친구”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전국 500개 응급의료기관의 역할 정립과 국가응급의료전산망 구축, 응급의료 종사자 교육 등 지금의 틀을 만든 사람이 바로 윤 센터장이라고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허 교수는 “근무가 끝나고 밤늦게 병원 근처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기울이는 게 유일한 여유였다. 많은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같은 마음이지만 윤 센터장은 환자들을 제때 치료받게 해 살리려는 열망이 강했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에서 근무했던 동료이자 함께 제도 개선을 고민했던 김건남(43) 병원 응급구조사 협회장(전남대병원 응급구조사)는 윤 센터장을 “전쟁터 같은 병원 응급실에서 살면서도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이상을 포기하지 않았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김 협회장은 “2년 차인 2001년 윤 센터장님과 함께 일했다. 병상이 부족해 복도까지 매트리스를 깔고 환자들을 치료하는 생지옥에서도 스태프들을 격려하며 가장 열심이셨다”고 말했다.

그는 “센터장님은 환자가 발생하는 병원 밖에서부터 응급의료 업무가 시작된다며 응급구조사들의 역할에 관심을 많이 갖고 조언해주셨고 관련법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셨다”고 전했다.

김 협회장은 “작고하시기 사흘 전에도 만나서 오는 13일 예정된 응급구조사 업무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하기로 했는데 믿어지지 않는다. 고인을 추모하고 그 뜻을 이어받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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