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복지 “새달 법 통과 목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만 5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주는 법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지난해 국회 예산안 협의에서 2인 이상 가구 소득 상위 10%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아동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으로 만 5세 이하 자녀가 있는 모든 가구에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보편적 복지제도다. 그러나 여야 예산안 협상 과정에 지급 대상이 소득 하위 90%로 축소되고 시행 시기도 올 7월에서 9월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올해 아동수당 예산은 정부 제출안에서 3913억원 줄어든 7096억원이 배정됐다. 대상자도 기존 253만명에서 238만명으로 줄었다.
이에 양육비 지출이 많은 맞벌이 부부 등 1만명 이상이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원안 시행을 요구하는 등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선별 지급에 필요한 막대한 행정비용도 논란이다. 아동수당을 하위 90%에게만 지급하려면 500명 이상의 조사 인력이 필요하고 행정비용은 연간 최대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에서 줄인 예산의 4분의1에 가까운 금액이 행정비용으로 빠져나가게 된 것이다.
박 장관은 “학계와 국민 여론이 다 줘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야당 의원들도 ‘지금 생각해보니 지급 대상에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10%를 제외하려면 행정 절차와 준비가 필요하지만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 훨씬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달까지 법을 통과시키는 게 목표인데 그때 지급 대상을 확대하면 된다”며 “예산 문제가 있지만 여야가 동의만 해주면 된다. 국회에서 잘 판단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인 ‘문재인 케어’에 대해 “3800개 비급여 항목을 심의하는 의료보장심의관(국장급)을 다음달에 신설하고 그 아래에 2개 과를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보료 인상 우려에 대해서는 “지난 10년간 보험료 평균 인상률인 3%를 유지하고 건강보험 적립금을 쓰면 30조 6000억원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으로 추진한 사회서비스공단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전에 하면 선거에 이용될 수 있어 선거가 끝난 뒤에 오해가 없을 때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8-01-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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