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휘두른 칼에 찔려 대피하라 외쳤는데…복지부 “고 임세원 교수 의사자 인정 못해”

환자 휘두른 칼에 찔려 대피하라 외쳤는데…복지부 “고 임세원 교수 의사자 인정 못해”

입력 2019-09-24 22:35
수정 2019-09-2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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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 행위 없었다” … 유가족은 소송

지난해 12월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의사자(의로운 행위를 하다 목숨을 잃은 사람) 지정이 불발됐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6월 의사상자심의위원회를 열어 임 교수에 대한 의사자 지정 여부를 논의했으나, 사건 당시 임 교수의 행위가 의사자 지정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의사상자는 직무 외의 행위로 위험에 처한 제3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구조 활동을 벌이다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사람을 말한다. 의사자로 지정되면 유가족은 보상금, 의료급여, 교육보호, 취업보호 등의 지원을 받게 되고 의상자에게는 법률에서 정한 보상금이 지급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익사사고 시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어 구하거나, 불이 나면 대피하라고 소리치는 정도가 아니라 직접 문을 두드리며 위험을 알리고, 범죄 현장에서 피해자를 구하려고 직접 물리적 충돌을 감수하는 행위 등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구조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임 교수의 경우 이런 지정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심의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임 교수는 환자의 흉기에 가슴을 찔린 상황에서도 도망치기보다는 간호사 등 동료 직원에 대피하라고 소리치는 등 위험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복지부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를 여러 차례 확인했으나, ‘직접적·적극적’ 구조 행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며 “임 교수가 훌륭한 일을 했고 안타깝게 숨졌으나 법률상 규정된 요건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의 유족은 복지부의 의사자 불인정 결정에 반발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4월 자살예방과 정신건강증진을 위해 애쓴 공로와 예기치 않은 사고 순간에도 타인을 살리기 위해 숭고한 희생정신을 발휘한 공로를 인정해 임 교수에게 청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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