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내란음모 혐의 수사 공방] 국정원 ‘RO = 반국가단체’ 입증 관건…北 연계 물증 찾기 주력

[이석기 내란음모 혐의 수사 공방] 국정원 ‘RO = 반국가단체’ 입증 관건…北 연계 물증 찾기 주력

입력 2013-08-31 00:00
수정 2013-08-3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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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핵심 3인방 구속 수감… 국정원 수사 급물살

법원이 내란 음모 혐의로 구속된 통합진보당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에 대한 영장을 발부하면서 국가정보원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정원은 경기동부연합 지하조직인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핵심 조직원의 활동, 회합과 논의 내용 등을 통해 북한과의 연계 여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드디스크 자료 등 10여건 압수
하드디스크 자료 등 10여건 압수 국가정보원 관계자들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실에서 압수 물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국정원은 의원실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이미지 자료와 문서 등 10여건의 물품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30일 국정원이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진보인사들은 북한과의 전쟁 시 후방을 교란시켜 남한 정부를 전복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RO모임 녹취록에는 모임의 좌장 격인 이 의원이 “오는 전쟁 맞받아치자. 전쟁을 준비하자”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은 이 의원 등의 내란 음모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적용을 넘어 RO가 ‘반국가단체’라는 것을 밝히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국정원은 2008년쯤 이 의원과 경기동부연합, 진보당 관계자들의 활동을 주시하면서 2010년부터 내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동부연합은 1990년대 재건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출신 인사와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를 비롯해 경기 동남부 지역 학생운동권 인사, 성남 지역의 재야인사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국정원은 RO가 민혁당 잔족세력이 조직 재건을 위해 만든 모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의원이 이 모임의 총책이고 구속된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등 3명을 비롯해 압수수색 대상인 9명이 간부급 역할을 맡고 있으며 30~50대 조직원 130명 안팎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무렵부터 활동한 이들은 평소 3∼4명씩 점조직으로 운영되다가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1년에 한두 차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상호 고문 등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추가 조사를 통해 조만간 조직원 전체를 수사선상에 올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RO가 북한으로부터 지령을 받거나 북측 인사와 접촉한 정황이 담긴 구체적인 물증을 추적하는 한편 구속된 이 고문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RO와 북한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국정원은 이미 녹취록 등을 통해 이들이 각종 총기와 폭약 등 무기를 확보하고, 유류·통신 시설 등 국가 기간 시설 파괴를 시도하며, 주한 미군의 동향을 탐지하는 등 내란을 사전 모의한 정황을 확보했다. 지난 5월 RO모임 토론과정에서 이 고문은 사제폭탄을 만드는 법을 인터넷에서 익힐 수 있다는 발언과 함께 평택물류기지 내 유류저장시설과 통신, 철도, 가스 등 국가기간시설을 타격해 차단시키는 방법도 언급했다.

법원은 이날 내란 음모 등의 혐의로 체포된 홍 부위원장 등 3명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됐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홍 부위원장 등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은 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혐의를 인정) 안 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홍 부위원장 등은 수감된 상태에서 국정원 본원을 오가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국정원은 앞으로 이들이 모임에서 나눈 대화가 ‘내란’이라는 명확한 고의나 뚜렷한 목적이 있는지와 총기 구입을 준비했는 지 등 구체적인 행위에 대해 밝힐 계획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3-08-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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