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대변인 “채동욱 총장이 감찰 지시한 적 없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16일 “오늘까지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검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바 없다”고 말했다고 구본선 대검 대변인이 밝혔다.구 대변인은 이날 오후 “총장께서 직접 길태기 대검 차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어와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표는 앞서 채 총장이 이날 점심 무렵에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함께 자신을 몰래 사찰한 의혹이 제기된 김광수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사실을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로 대검의 한 관계자는 “채 총장이 김 부장에 대한 감찰 착수를 지시했다”며 “곧 통화내역 조회, 관련자 소환 등 감찰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었다.
이와 관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국정원 2차장 등이 채 총장을 사찰해 왔다고 폭로했다.
박 의원은 곽 전 수석이 공공기관 인사개입으로 인해 해임당하자 관련 사찰자료 파일을 이중희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넘겼고 이 비서관은 김광수 공안2부장검사와 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의 폭로 사실이 전해진 뒤 채 총장은 이날 오후 1시께 대검 감찰본부 측에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 착수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총장 지시 이후 실제 대검 감찰라인은 대검 청사에 모여 긴급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보도 직후 일부 언론사들도 채 총장과 대검 감찰본부를 통해 감찰 지시 사실을 확인했다.
채 총장은 그러나 이 사실이 연합뉴스에 보도된 지 2시간여가 지난 오후 3시 30분께 대검 대변인을 통해 감찰 착수 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박 의원으로부터 사찰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김광수 부장검사는 “허무맹랑한 주장이 제기돼 황당하다.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일축했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관련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소설같은 얘기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채 총장이 감찰을 지시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사의를 표명한 와중에도 청와대와 법무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되자 검찰 조직에 미칠 영향 등 부담을 느껴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채 총장은 발언 번복 논란이 일자 “둥지를 깨끗이 하고 이미 떠난 새는 말이 없다”는 말로 개인적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총장은 지난 13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언론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도 같은 말을 인용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 대검 관계자는 “채 총장은 오늘까지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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