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9·15 대정전’ 국가·한전 배상책임 첫 인정

법원, ‘9·15 대정전’ 국가·한전 배상책임 첫 인정

입력 2013-12-29 00:00
수정 2013-12-2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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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전국을 혼란에 빠트린 ‘9·15 대정전’ 사태에 대해 국가와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손해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2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이순형 판사는 임모(57)씨 등 6명이 정부와 한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이 입은 재산상 피해금액의 70%를 배상하고, 정신적 피해를 본 원고들에게는 100만 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지금까지 법원은 대량 정전을 막기 위한 순환정전의 ‘정당성’과 전기공급약관의 면책 조항을 근거로 한전의 피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었다.

이 판사는 “한전이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 6개 발전회사와 함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도모하고 순환단전에 관한 사전예고나 홍보를 해야 하는 주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식경제부 역시 전력거래소, 한전 등의 과실을 미리 인지하고 적절한 관리·감독을 통해 필요한 지시를 했다면 순환정전을 방지할 수 있었다”며 정부의 연대 책임을 인정했다.

지난 2011년 9월 15일 한전이 예고 없이 5시간여 동안 전력공급을 중단하면서 공장 가동이 멈추고 일부 시민이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경실련은 정부에 미처 피해보상 신청을 못 했거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신적 피해에 관해 배상받지 못한 피해자 6명을 모집해 작년 5월 소송을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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