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씨 일가 횡령·탈세에 ‘4인방’ 가담 정황… 금융거래도 추적

[세월호 참사] 유씨 일가 횡령·탈세에 ‘4인방’ 가담 정황… 금융거래도 추적

입력 2014-05-01 00:00
수정 2015-02-0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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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강세·이성환·박상복·신재식 역할에 주목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계열사 전직 대표 4인방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아해 이강세·이성환 전 대표와 ㈜세모 박상복 전 대표, ㈜천해지 신재식 전 대표가 그들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유씨 일가의 계열사 전직 대표 4인방이 유씨 일가의 부 축적을 돕고 횡령 및 탈세 등의 비리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해 4명의 역할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유씨의 흥망성쇠 과정은 물론 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등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4인방의 혐의가 유사하다고 판단하고 이들의 금융 거래 내용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30일 이강세 전 대표와 이재용 현 대표 등 2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이들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편법으로 회사 자금을 유씨 일가에 유입되도록 함으로써 유씨 일가의 비자금 조성에 일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감사보고서를 보면 공시가 시작된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아해가 유씨에게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와 자문료만 116억원에 이른다. 유씨가 ‘아해’를 특허청에 상표권 등록을 하고 매년 수억원씩 사용료를 받는 과정에 전 대표들도 한몫했을 거라는 판단이다. 또 ㈜아해는 유씨 일가의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인 ‘붉은머리오목눈이’ 등이 있지도 않은 자문료를 받을 당시 거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세 전 대표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대표직을 수행했고 아직 소환되지 않은 이성환 전 대표는 1990년대부터 2009년까지 대표직을 맡았다.

㈜세모 박 전 대표와 ㈜천해지 신 전 대표도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두 회사 역시 14년 동안 유씨 일가에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와 컨설팅 자문료가 각각 123억원, 101억원 수준이다. 검찰은 이들이 유씨 일가의 비자금 조성에 이바지하고 분식회계 등 경영상의 잘못을 저질렀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신 전 대표는 2000년대 중후반 천해지 대표를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세모그룹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삼우트레이딩 시절부터 세모 대표이사를 지내기까지 30년 넘게 유씨와 인연을 맺은 사이로 전해졌다.

아울러 유씨 ‘측근 7인방’ 중 1명인 ㈜다판다 대표 송국빈(62)씨는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변호인과 함께 인천지검 청사에 도착한 송 대표는 취재진을 피해 건물 옆 민원실을 통해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송 대표가 유씨 일가의 수천억원대 횡령 및 배임, 조세 포탈 등의 혐의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유 전 회장이 상품 가치 없는 사진을 계열사에 강매해 5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외국에 체류하면서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유씨 차남 혁기(42)씨와 두 딸인 섬나(48), 상나(46)씨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혁기씨에게 5월 2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한편 유씨 일가 계열사 퇴직자들과 실무진 가운데 일부는 검찰 조사에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보복을 우려해 진술을 꺼리거나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조사를 위해 출석하던 일부 참고인들이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며 “두려움 때문에 전화를 받지 않는 것으로 보여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검찰은 내부 고발자 등이 원할 경우 가명으로 참고인 진술조서를 받아 왔으며 이들에 대한 보복이 있을 경우 가중 처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반론보도문]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2014-05-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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