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하는 신영철 대법관 “시대정신 간파해 재판해야”

퇴임하는 신영철 대법관 “시대정신 간파해 재판해야”

입력 2015-02-17 13:19
수정 2015-02-17 13:4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후임 박상옥 후보자 청문회 일정 미정…대법관 공백 사태 불가피

임기를 마친 신영철(61·사법연수원 8기) 대법관은 17일 퇴임사에서 “약자를 옹호하는 것으로 보이는 판결이 다른 약자의 권리신장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며 법관의 폭넓은 시야를 강조했다.

임기를 마친 신영철 대법관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이 끝난 뒤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신 대법관은 “약자를 옹호하는 것으로 보이는 판결이 다른 약자의 권리신장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며 법관의 폭넓은 시야를 강조했다.   연합뉴스
임기를 마친 신영철 대법관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이 끝난 뒤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신 대법관은 “약자를 옹호하는 것으로 보이는 판결이 다른 약자의 권리신장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며 법관의 폭넓은 시야를 강조했다.
연합뉴스
신 대법관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건이 매우 복잡해져서 흑백이나 좌우 등의 단선적인 논리로 쉽게 재단할 수 없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대법관은 “법원이 소수자와 경제적 약자를 더 배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사건에 따라서는 어느 것이 소수자나 경제적 약자를 위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재판을 하기 위해서는 법률지식뿐만 아니라 인문사회적인 천착을 계속해 시대정신을 간파할 수 있는 폭넓은 시야와 식견을 갖춰야 한다”고 후배 법관들에게 당부했다.

신 대법관은 지난 6년의 임기 동안 최선을 다 했다고 강조했다.

신 대법관은 “취임 당시의 포부를 이뤘는지 의문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장기간 법관으로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업무수행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할 수는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보편적 인간으로서 사고하고 전문가로서도 손색없는 재판을 하기 위해 제가 가진 시간을 온전히 다 썼다고 자부한다”며 “정책 결정자로서의 시각으로 약간 다른 각도에서 사안을 보려고도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신 대법관은 2008년 서울중앙지법원장 재직 시절 위헌법률심판 제청으로 잠정 중단된 ‘촛불 재판’을 현행법에 따라 판결하라고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퇴임식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임 교수는 “신 대법관이 재판 독립을 침해하고도 대법관 임기를 무사히 마친 것을 보고 후배 법관들이 승진과 출세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도 된다고 생각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 대법관 후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박상옥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을 새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했으나 자격 시비가 일어 국회 인사청문회가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박 후보자는 초임 검사 때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에 가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이 지연될 경우 대법관 공백 사태도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투표
'정치 여론조사'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최근 탄핵정국 속 조기 대선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치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여론조사의 방법과 결과를 놓고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론이 그 어느때보다 두드러지게 제기되고 있다. 여러분은 '정치 여론조사'에 대해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절대 안 믿는다.
신뢰도 10~30퍼센트
신뢰도 30~60퍼센트
신뢰도60~90퍼센트
절대 신뢰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