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사장 징역 2년 등 모두 처벌
사진은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로비의 모습. 2018.12.13 연합뉴스
이번 선고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법원의 첫 판단이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분식회계가 이뤄졌다’는 혐의에 따라 진행 중인 검찰의 관련 수사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소병석)는 9일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삼성전자 김모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부사장, 박모 인사팀 부사장에게도 각각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들의 지시를 받아 증거인멸을 실행한 혐의를 받은 임직원들도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징역 8개월~1년 6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도 내려졌다.
이들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상되자 지난해 5월부터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내부 문건 등을 은폐·조작하도록 지시하거나 직접 실행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엄청난 양의 자료를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대대적으로 인멸·은닉하게 해 형사책임의 경중을 판단할 수 있는 증거들이 인멸·은닉됐고 실체적 진실 발견에 지장이 초래되는 위험이 발생했다”면서 “결코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범행이 대담하고 일반인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은닉 방법으로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사건의 본류인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판단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삼성을 겨냥해 “스스로 떳떳하다면 (검찰 수사 등) 외부의 오해는 자료를 공개해서 해명하는 것이 맞다”면서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오른 삼성이 발전해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도 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질 때 국민의 응원을 받을 수 있다. 반칙과 편법은 박수를 받지 못한다”는 쓴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9-12-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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