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설명 자료 이례적 배포
“중간 단계 계산 오류만 수정
노태우 방패막으로 경영 성과”
그룹 기여도 최태원>부친 판단
최태원 측 “여전히 의문” 재반박
“2019년 혼인관계 파탄났는데
올해까지 연장해 기여도 산정”
재산분할 비율 다시 계산 요구
‘세기의 이혼’이라 불리는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오른쪽)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최 회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 1조 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그룹 최종현 전 회장의 보호막 또는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경영활동에 유무형적 도움을 줬다고 판단했다. 두 사람은 오늘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 16일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는 최 회장과 노 관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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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김시철·김옥곤·이동현)는 이날 ‘17일자 판결경정(수정)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설명자료를 직접 내고 판결문 수정이 재산분할 비율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최 회장 명의 재산 형성에 함께 기여한 계속적인 경영활동에 관해 ‘중간 단계’의 계산 오류 등을 수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 가치 계산 오류를 수정하더라도 SK 주식 가치 상승 기여도는 최종현 선대 회장 125배, 최 회장 160배로 최 회장의 기여도가 더 크다는 설명이다.
전날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문에서 최 선대 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대한텔레콤(SK C&C의 전신)의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정했다. 이를 근거로 최 회장 측은 최 회장과 최 선대 회장의 기여분이 각각 355배와 12.5배에서 35.6배와 125배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의 기여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재산분할 비율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결문 수정에도 최 회장과 선대 회장뿐만 아니라 노태우 전 대통령 등 노 관장 측이 SK그룹의 성장에 무형적 기여를 했다는 판단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최 선대 회장이 지극히 모험적이고 위험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사돈 관계였던 노 관장의 부친이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룹 경영의 보호막 내지 방패막으로 인식해 결과적으로 성공한 경영활동과 성과를 이뤄 냈다”고 했다.
이에 전날에도 입장문을 냈던 최 회장 측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며 재판부의 설명을 재차 반박했다. 최 회장 측은 “재판부는 실질적 혼인관계가 2019년에 파탄이 났다고 했는데, 2024년까지 연장해서 기여도를 재산정한 이유 등이 궁금하다”며 추가 해명을 요구했다. 법조계 관측은 엇갈린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대법원이 항소심에서의 계산 오류가 결론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다고 보느냐에 따라 파기환송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법무법인 안팍 대표변호사는 “대법원은 법리적인 판단을 심리하는 곳이라 이 정도의 오류가 주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4-06-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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