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 처음 선 이주여성들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교단에 처음 선 이주여성들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입력 2010-04-21 00:00
수정 2010-04-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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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전통 가옥인 게르를 종이 모형으로 만들어보고, 윷놀이와 비슷한 몽골의 샤가 놀이를 하면서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다니 아주 뿌듯해요. 교사가 된 게 자랑스러워요.”(몽골 이주여성 남희다우카 키식도흐독 씨)

 “오늘 같은 날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베트남 엄마를 둔 아이들이 베트남 문화와 한국 문화를 잘 간직할 수 있잖아요. 앞으로 더 노력해 쉽고 친근하게 베트남 문화를 소개하길 바라요.”(베트남 이주여성 황은정 씨)

 경인교육대학에서 이중언어 교원 과정을 밟고 있는 이주여성 38명이 2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대평초등학교 일일 교사로 나서 초등생에게 다문화를 가르쳤다.

 이들은 작년 11월부터 경인교대에서 매일 하루 6시간씩 교원 양성 교육을 받고 있다. 다문화와 한국문화, 아동심리, 언어교육 등 교양과 교직 과목을 배웠고 다문화 가정의 아동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고 역량을 키웠다.

 베트남 출신의 황 씨는 “베트남에서도 교사를 했는데 이곳에서 다시 교단에 서니 감회가 새롭다”며 “뜻밖에도 베트남 전쟁이나 베트남 국기의 의미 등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오기 전에는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봐 속으로 걱정했는데 외려 흥미와 상상력이 풍부해 놀랐다”고 말했다.

 중국의 장파오, 몽골의 델, 베트남의 아오자이 등 출신국 고유 의상을 입고 온 이들은 학생들에게 간단한 자국어 인사말과 전통 놀이, 문화와 역사 등을 알려주고 함께 놀이를 하며 첫 두 교시를 전담해 다문화를 소개했다.

 이 학교의 이명신 교감은 “다문화 사회로 바뀌어가면서 일반 아동들이 다문화를 제대로 알고 배워야 한다”며 “많이 보고 자주 접할수록 (다문화를) 잘 알 수 있는 만큼 이주 여성들을 초청해 학생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 교사들도 배울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평골 꼬마 선비의 날’이라고 이름 붙인 체험 학습 과정에 따라 한 달에 한 번씩 한복을 입고 등교해 민속놀이와 전통문화 등을 배웠다. 이번에는 ‘세계와 친구되다’라는 제목으로 다문화 이해 교육을 처음 받았다.

 장인실 경인교대 한국다문화교육연구원 원장은 “몽골의 경우 동물 뼈 모양으로 된 전통놀이 도구를 따로 주문해 오는 등 정성을 기울였다”며 “교생 신분이지만 교단에 처음 서는 자리인지라 설렘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주여성들은 내달 20일 양성 과정을 다 마치면 경기도 교육청 산하 초등학교의 방과 후 교실의 교사 등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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