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주시대 열다] 엔진 핵심기술 226개 중 206개는 국산화 완료

[한국 우주시대 열다] 엔진 핵심기술 226개 중 206개는 국산화 완료

입력 2013-01-31 00:00
수정 2013-01-3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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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내 나로2호 발사 계획

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KSLV-1) 발사가 ‘2전 3기’ 끝에 성공하면서 우주강국 진입을 위한 우리나라의 도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나로호 3차 발사의 성패와 상관없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 발사체를 이용해 1.5t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는 한국형발사체(KSLV-Ⅱ) 개발 사업을 추진해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대선 토론과정에서 “현재 2021년으로 계획돼 있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그보다 앞당기고 2025년을 목표로 하는 달 탐사선 계획을 2020년으로 앞당기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KSLV-Ⅱ 사업을 3년 정도 앞당기는 방안을 마련해 보고했다. 당초 예정보다 1~2년 앞선 2016~2017년 KSLV-Ⅱ 사업 개발을 완료, 2018년 1.5t급 실용위성을 실어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함께 우주개발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예산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 교과부는 2013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편성하면서 한국형 발사체 사업 예산을 당초 444억원에서 8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정지궤도 복합위성과 다목적·소형위성 등 위성개발 사업도 기존의 336억원에서 793억원으로 늘렸다. 교과부 관계자는 “나로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독자적으로 완성한 2단 로켓 기술과 발사장 시스템 운영 등이 KSLV-Ⅱ 개발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중국과 인도, 일본 등 주변국의 우주개발 기술이 격화되는 상황에도 거북이걸음을 보였다. 나로호 발사 성공은 이 같은 우주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도화선이라고 볼 수 있다.

KSLV-Ⅱ 사업에는 2021년까지 1조 5440억원이 투입된다. 2단인 나로호와 달리 3단 로켓인 KSLV-Ⅱ는 총중량 200t, 길이 47.5m, 최대 직경 3.3m로 1.5t급 위성을 탑재할 수 있다. 1단은 75t급 액체엔진 4기가 묶음 방식으로, 2단은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다. 상단에 있는 3단 로켓은 7t급 액체엔진 1기가 탑재된다. 길이는 각각 26.12m, 10.64m, 10.74m다. 발사체 엔진 국산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226가지 중 확보하지 못한 기술은 20여 가지에 불과하다. 한국의 선진국 대비 우주 발사체 기술은 현재 60~70% 정도로 평가된다.

정부는 발사체 독자개발 능력 확보가 주변 강대국과 펼치는 우주개발 경쟁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우주 발사체 사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한 최첨단 기술이 종합된 분야로 산업적 효과도 크다. 2009년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은 2조 955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조 3657억원의 부가가치 효과, 2만 6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2021년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75t급 중형 엔진의 신뢰성 및 경제성을 높인 뒤 본격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외국 위성을 국내에서 수주, 생산해 국산 발사체로 국내에서 발사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발사체와 함께 우주시장의 양대 산맥인 인공위성 부문은 실용위성 발사와 위성영상 활용 등을 통한 수익 창출 등이 가시화된 단계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10여기의 인공위성을 발사했으며 현재의 위성 수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앞으로 수명이 10~15년인 정지궤도 위성을 5~7년에 1대씩, 수명이 3~5년인 저궤도 위성을 3~5년마다 4기씩 바꿔 줘야 한다. 위성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기술로 만든 위성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 목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위성기술은 본체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전자광학 카메라와 전천후 레이더 시스템 등 위성 탑재체 기술과 액체엔진 기술은 취약하다.

당장 실생활과 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우주에 이 같은 투자를 해야 하는 당위성은 결국 ‘미래의 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우주시장은 2011년 기준으로 2898억 달러에 달하며 2010년 대비 12.2%나 성장했다. 특히 연평균 성장률이 7%를 넘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우주기기 제작, 위성통신방송 등 국내 우주산업 매출액은 7960억원으로 세계 시장의 0.4%(2010년 기준)에 불과하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고흥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3-01-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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