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이동국 12년만에 월드컵 恨 풀까

[2010 남아공월드컵] 이동국 12년만에 월드컵 恨 풀까

입력 2010-03-05 00:00
수정 2010-03-05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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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 ‘라이언 킹’ 이동국(전북)에게는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지난해 8월 파라과이전부터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코칭스태프는 물론 팬들에게조차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에 들기 위해서는 이번에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야 했다.

기회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찾아왔다. 한국의 오른쪽 프리킥 찬스. 기성용이 올린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의 머리를 맞으며 굴절됐다. 페널티 지역 왼쪽에 자리 잡고 있던 이동국은 이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환상적인 발리슛을 날렸다. 공은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며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동안의 설움을 날려 버린 벼락 같은 선제 결승골.

이동국은 지난달 동아시아컵 일본전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골의 기쁨을 맛봤다. 특히 아프리카 최강을 상대로 ‘한방’을 터뜨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허 감독은 “좋은 골이었다. 감각이나 위치 선정, 적절한 타이밍 등 아주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동국은 그동안 지독히도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대표팀에 선발돼 한국 축구 사상 최연소(19세) 월드컵 출장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는 대표팀에 들지 못했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는 부상을 당해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대표팀 발탁 뒤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던 터. 하지만 월드컵 100일을 앞두고 ‘전매특허’인 발리슛으로 전성기 때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줘 남아공행 희망을 부풀렸다.

안정환(34·다롄스더)도 2008년 6월 북한과의 월드컵 3차 예선 이후 1년9개월 만에 A매치에 출장했다. 후반 4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0-03-0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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