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풍이를 중간에 쉬게 해줬어야 했는데….”(허재 KCC 감독)
31일 울산에서 열린 2009~10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1차전은 모비스와 KCC 모두 만만치 않은 숙제를 남겼다. 모비스는 강점인 수비와 외곽슛에서 허점이 노출됐고, KCC는 막판 체력에서 한계를 보였다. 3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 3시 열리는 2차전에서 이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승부의 관건이다.
●모비스 외곽슛 난조 해결해야
모비스는 골밑수비에서 허점이 노출됐다. 특히 골밑에서 브라이언 던스톤이 매치업 상대인 테렌스 레더에게 완전히 밀렸다. 던스톤은 9점 5리바운드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 던스톤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1대1 수비를 포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으로 보인다. MBC-ESPN 추일승 해설위원은 “레더가 초반부터 경기를 압도하면 던스톤이 힘들어진다. 결국 모비스는 팀 디펜스로 가야 한다. 레더에 대한 1대1 수비를 포기하고 도움수비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침묵하고 있는 외곽포도 터져줘야 한다. 1차전에서 모비스는 전반에만 무려 11개의 3점슛을 던졌지만 단 1개만 성공했다. 심지어 김동우가 던진 7개의 3점슛은 모두 림을 외면했다. 후반 들어 박종천이 3점슛 3개를 터뜨린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추 해설위원은 “1차전에서 선수들이 가졌던 심리적인 부담감을 극복한다면 외곽슛은 곧 터질 것으로 보인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KCC 백업멤버 과감하게 기용해야
KCC는 체력 안배가 중요과제로 떠올랐다. 1차전에서 경기 막판 체력이 떨어져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승부가 뒤집힌 건 경기 막판 단 2분 동안이었다. 추 해설위원은 “허재 감독이 경기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 아이반 존슨이나 레더가 골밑으로 가고, 국내선수들이 로테이션하면서 외곽을 책임지는 방식이 체력면에서는 유리하다고 본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시즌에도 KCC는 6강 PO 5차전, 4강 PO 5차전, 챔프전 7차전을 모두 거치며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당시에는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이 있었다. 이번에는 하승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태풍과 임재현·추승균·강병현 등이 협력수비에 치중하면서 체력적인 소모가 큰 점이 다르다.
추 위원은 “1차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최성근이나 정의한 등 백업멤버를 좀 더 과감하게 기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드러난 과제를 두 팀이 어떤 전술변화로 해결할지 주목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