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곤살레스 등과 엔트리 경쟁
딱 일주일이다. 일본 프로야구 이승엽(34·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올 시즌을 가름할 기로에 섰다. 이번 주에 뭔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시즌 처음으로 2군으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요미우리의 외국인 선수 운용 상황 때문이다.현재 요미우리 2군에 있는 부동의 마무리 마크 크룬과 선발요원 워핀 오비스포가 이번 주 1군으로 승격할 예정이다. 19일 현재 1군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는 이승엽과 에드가 곤살레스, 디키 곤살레스 등 3명이다. 일본 프로야구 1군의 외국인 선수 제한은 4명. 둘이 1군에 올라오면 한명은 2군으로 내려가야 한다.
일본 스포치호치는 20일 인터넷판에서 “전력이 되는 외국인 선수가 5명으로 늘어나 한 명은 무조건 2군으로 내려가야 하는 서바이벌이 벌어지게 됐다.”며 “디키 곤살레스는 실적이 있지만 이승엽과 에드가 곤살레스는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엽을 둘러싼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기회 자체가 잘 오지 않는다. 주로 대수비나 대타로 출전하고 있다.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143, 1타점 3득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14일 반짝 좌월 솔로홈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그 뒤로 또 잠잠하다. 하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 전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스타들로 구성된 요미우리에선 한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잡기 힘들다.
그래도 아직 1군 잔류 가능성은 있다. 이승엽과 함께 거론된 에드가 곤살레스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올 시즌 주전 2루수로 기대를 받았지만 타율 .236에 그치고 있다. 최근 선발 출장을 못하는 경우가 잦다. 2군에서 올라올 오비스포 역시 아직 불안정하다. 컨디션에 따라 곧바로 2군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이승엽으로선 앞으로 일주일 동안 가끔 돌아올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사실 이번 고비를 넘기는 게 끝은 아니다. 오른쪽 팔꿈치 수술 뒤 재활을 하고 있는 에이스 그레이싱어가 돌아오면 또다시 외국인 엔트리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승엽은 이번 주를 계기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한편 이승엽은 20일 교세라 돔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1로 맞선 8회말 2사 만루에서 깐깐한 선구안으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요미우리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0-04-2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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