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를 기대하셔도 좋다”라는 전날 기자회견의 장담이 120% 이해되는 경기,아니 그야말로 ‘테니스 쇼’였다.
2일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 특설코트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XI를 통해 한국 팬과 처음 만난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와 앤디 로딕(10위.미국)은 1시간 15분여간 맞대결에서 어지간한 코미디언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유머 감각으로 6천여 관객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평소 마리아 샤라포바나 라파엘 나달 등 유명 선수의 경기 모습을 흉내 내기로 유명한 조코비치와 기자회견마다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하곤 하는 로딕은 이날 시종일관 경쟁이라도 하듯 농담을 쏟아내고 ‘선수 모사’ 솜씨를 과시했다.
선제공격은 로딕이었다.1세트 첫 게임에서 조코비치가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첫 포인트를 가져가자 “Slow Down,Slow Down(쉬엄쉬엄 하자)”더니 돌연 시속 205㎞에 이르는 광속 서브를 꽂아넣어 기를 죽였다.
자신이 잘못 받아넘겨 공중으로 공이 뜨자 “놓쳐라!”고 소리치는가 하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볼보이가 건네주는 공을 연이어 못 본척하고 땅에 떨어뜨려 허둥대게 만드는 짓궂은 장난도 쳤다.
심판이 ‘아웃’이라고 외치자 ‘No(아니야)’라고 고함을 치기도 하고 경기 도중 앞줄에 앉은 여성 팬과 ‘셀카’를 찍는 여유도 부렸다.
조코비치도 만만치 않았다.심판이 아웃된 공을 제대로 못 본다며 과장된 제스처로 불만을 표시하더니 로딕이 심판과 궁합이 맞는다는 듯 하이파이브를 하자 게임이 끝나고는 심판 뒤로 돌아가 ‘잘 좀 봐달라’는 듯이 슬쩍 명함을 찔러넣었다.
로딕은 아예 한 술 더 떠 꼬깃꼬깃 접은 현금을 심판에게 건냈고 관중은 흡사 TV 개그 프로그램을 연상케 하는 장면에 배를 잡았다.
이날 ‘테니스 쇼’의 하이라이트는 ‘선수 모사’ 대결이 펼쳐진 2세트 7번째 게임이었다.평소에는 조코비치가 선수들 흉내를 잘 내기로 유명하지만 이날은 로딕의 재능이 더 빛났다.
독일의 테니스 스타 보리스 베커의 로봇처럼 딱딱한 동작을 흉내 내다가 순식간에 안드레 애거시로 변신하는가 하면 피트 샘프라스의 서브 동작을 복사한 듯이 따라 해 경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압권은 이 둘이 모두 따라잡아야 하는 ‘공공의 적’ 격인 라파엘 나달을 흉내 낸 장면.로딕이 먼저 소매를 걷어붙이고 제자리뛰기하는 나달 특유의 동작을 따라하며 멍석을 깔자 조코비치도 질새라 바지를 내려입고 나달 특유의 몸풀기 동작으로 응수했다.
종국에는 서로의 경기 중 버릇까지 판에 박은 듯 재현해 관객들을 자지러지게 한 이들은 2세트 막바지에 휴식이 필요하다는 듯이 서로 볼보이에게 대신 라켓을 쥐여주고 경기를 하게 만드는 등 일반 토너먼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예능감’을 과시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 팬들과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경기를 해서 만족스럽다.이번에는 다음 경기 일정 때문에 곧바로 떠나야 하지만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로딕은 “흉내 내기로는 조코비치가 유명하지만 나도 꽤 연습해왔다”고 너스레를 떨며 “공식 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장면을 많이 보여줄 수 있어 재미있었고 관객들도 호응을 잘해줘 더 즐거웠다.앞으로 이어질 아시아권 투어를 즐거운 경기로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현대카드 슈퍼매치 XI
(서울=연합뉴스) 2일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 특설코트에서 열린 로딕과 현대카드 슈퍼매치 XI에서 노박 조코비치가 앤디 로딕을 상대로 승리했다. 사진은 경기 중 조코비치의 모습.
(서울=연합뉴스) 2일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 특설코트에서 열린 로딕과 현대카드 슈퍼매치 XI에서 노박 조코비치가 앤디 로딕을 상대로 승리했다. 사진은 경기 중 조코비치의 모습.
현대카드 슈퍼매치 XI
(서울=연합뉴스) 2일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 특설코트에서 열린 로딕과 현대카드 슈퍼매치 XI에서 노박 조코비치가 앤디 로딕을 상대로 승리했다. 사진은 경기 중 로딕의 모습.
(서울=연합뉴스) 2일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 특설코트에서 열린 로딕과 현대카드 슈퍼매치 XI에서 노박 조코비치가 앤디 로딕을 상대로 승리했다. 사진은 경기 중 로딕의 모습.
2일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 특설코트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XI를 통해 한국 팬과 처음 만난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와 앤디 로딕(10위.미국)은 1시간 15분여간 맞대결에서 어지간한 코미디언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유머 감각으로 6천여 관객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평소 마리아 샤라포바나 라파엘 나달 등 유명 선수의 경기 모습을 흉내 내기로 유명한 조코비치와 기자회견마다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하곤 하는 로딕은 이날 시종일관 경쟁이라도 하듯 농담을 쏟아내고 ‘선수 모사’ 솜씨를 과시했다.
선제공격은 로딕이었다.1세트 첫 게임에서 조코비치가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첫 포인트를 가져가자 “Slow Down,Slow Down(쉬엄쉬엄 하자)”더니 돌연 시속 205㎞에 이르는 광속 서브를 꽂아넣어 기를 죽였다.
자신이 잘못 받아넘겨 공중으로 공이 뜨자 “놓쳐라!”고 소리치는가 하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볼보이가 건네주는 공을 연이어 못 본척하고 땅에 떨어뜨려 허둥대게 만드는 짓궂은 장난도 쳤다.
심판이 ‘아웃’이라고 외치자 ‘No(아니야)’라고 고함을 치기도 하고 경기 도중 앞줄에 앉은 여성 팬과 ‘셀카’를 찍는 여유도 부렸다.
조코비치도 만만치 않았다.심판이 아웃된 공을 제대로 못 본다며 과장된 제스처로 불만을 표시하더니 로딕이 심판과 궁합이 맞는다는 듯 하이파이브를 하자 게임이 끝나고는 심판 뒤로 돌아가 ‘잘 좀 봐달라’는 듯이 슬쩍 명함을 찔러넣었다.
로딕은 아예 한 술 더 떠 꼬깃꼬깃 접은 현금을 심판에게 건냈고 관중은 흡사 TV 개그 프로그램을 연상케 하는 장면에 배를 잡았다.
이날 ‘테니스 쇼’의 하이라이트는 ‘선수 모사’ 대결이 펼쳐진 2세트 7번째 게임이었다.평소에는 조코비치가 선수들 흉내를 잘 내기로 유명하지만 이날은 로딕의 재능이 더 빛났다.
독일의 테니스 스타 보리스 베커의 로봇처럼 딱딱한 동작을 흉내 내다가 순식간에 안드레 애거시로 변신하는가 하면 피트 샘프라스의 서브 동작을 복사한 듯이 따라 해 경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압권은 이 둘이 모두 따라잡아야 하는 ‘공공의 적’ 격인 라파엘 나달을 흉내 낸 장면.로딕이 먼저 소매를 걷어붙이고 제자리뛰기하는 나달 특유의 동작을 따라하며 멍석을 깔자 조코비치도 질새라 바지를 내려입고 나달 특유의 몸풀기 동작으로 응수했다.
종국에는 서로의 경기 중 버릇까지 판에 박은 듯 재현해 관객들을 자지러지게 한 이들은 2세트 막바지에 휴식이 필요하다는 듯이 서로 볼보이에게 대신 라켓을 쥐여주고 경기를 하게 만드는 등 일반 토너먼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예능감’을 과시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 팬들과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경기를 해서 만족스럽다.이번에는 다음 경기 일정 때문에 곧바로 떠나야 하지만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로딕은 “흉내 내기로는 조코비치가 유명하지만 나도 꽤 연습해왔다”고 너스레를 떨며 “공식 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장면을 많이 보여줄 수 있어 재미있었고 관객들도 호응을 잘해줘 더 즐거웠다.앞으로 이어질 아시아권 투어를 즐거운 경기로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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