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염기훈 ‘한방’에 수원 V3 이루다

[프로축구]염기훈 ‘한방’에 수원 V3 이루다

입력 2010-10-25 00:00
수정 2010-10-2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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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 촉촉한 그라운드에는 팝송 ‘The winner takes it all(승자가 다 갖는다)’이 흘러나왔다. 2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흥겨운 멜로디였지만 왠지 비장했다.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노래는 수원을 위한 게 됐다. FA컵 우승상금 2억원과 트로피, 금메달을 받았다. 모든 구단이 탐내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손에 넣었다. 프로축구 K-리그 플레이오프(PO) 3위까지 주어지는 티켓을 단 5경기 승리로 챙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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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수원의 감독과 선수, 구단 관계자 등이 2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부산과 FA컵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시상식에서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프로축구 수원의 감독과 선수, 구단 관계자 등이 2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부산과 FA컵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시상식에서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디펜딩챔피언’ 수원은 2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통산 세 번째 FA컵을 거머쥐어 전남·전북과 함께 최다 우승팀이 됐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던 윤성효 감독의 말이 딱 맞아떨어졌다. 차범근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시즌 중 부임한 윤 감독이 4개월 만에 일군 우승이라 더욱 의미 있었다. 수원은 2006년 4월 이후 부산에 16경기 연속무패(10승6무), ‘천적’임을 재확인시켰다.

우승을 향한 열기가 그라운드를 녹였다. 전반부터 격렬했다. 미드필더에서 짧은 패스들이 이어졌고, 치열한 육탄전이 벌어졌다. 균형이 깨진 건 전반 26분. 염기훈의 왼발이 시원하게 폭발했다.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왼발로 감아 찬 공이 골망을 흔들었다. 공은 바운드된 후 더 빨라져 이범영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전반은 수원의 1-0 리드로 마무리.

부산은 하프타임 때 발목부상을 당한 박희도를 빼고 한상운을 투입, 반전을 꾀했다. 공격이 활기를 띠었고, 결정적인 세트피스로 몰아쳤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결국 염기훈의 한 방이 결승골이 됐다.

윤 감독은 “트레이드와 선수보강을 통해 K-리그와 아시아무대 우승을 노리겠다.”고 장밋빛 미래를 밝혔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염기훈은 “올 시즌 수원으로 이적해 제대로 보여준 게 없었는데 결승전 골로 보답했다. 시즌 초 부상으로 헤맸던 걸 보상한 것 같아 기쁘다.”고 웃었다.

2004년 우승 이후 6년 만의 정상탈환을 노리던 부산은 지난해 리그컵 대회에 이어 또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8년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수원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징크스를 이어갔다. 한편, FA컵 득점상은 5골을 터뜨린 지동원과 인디오(이상 전남)가 공동수상했다.

부산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0-10-2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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