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아시안게임]스피드 한국-북한 ‘훈훈한 우정’

[동계아시안게임]스피드 한국-북한 ‘훈훈한 우정’

입력 2011-01-31 00:00
수정 2011-01-3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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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라면을 갖고 왔는데 나눠 드릴까요.”“괜찮아요.우리도 준비한 게 있습니다.”(웃음)“외국에서 파는 한국 라면과 맛이 달라요.입맛에 맞아요.”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의 실내스피드스케팅장에서 한국과 북한 선수단 관계자 사이에서 오간 대화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이처럼 한국과 북한 선수단이 수십 년 전부터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숱한 국제대회에서 서로 경쟁하고 도우면서 쌓인 인연이 이제는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북한은 국제대회에 한국처럼 자주 참가하지 못하는 탓에 규정이나 기술 등에 대한 정보에 목이 말랐다”라며 “자주 얼굴을 맞대게 되고 친분이 쌓이면서 만나면 서로 경기 관련 정보를 교환하면서 반갑게 정을 나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에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고현숙 등 2명을 출전시켰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선수단장을 맡았던 송화순 속도빙상(스피드스케이팅) 서기장과 리도주 코치가 이들과 동행했다.

 송 서기장은 지난 1991년 삿포로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여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 최고의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다.리도주 코치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북한 여자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으며 송 서기장의 스승이기도 하다.

 한국 선수단 관계자들은 경기장 트랙 주변을 돌며 몸을 푸는 고현숙에게 “열심히 잘 뛰어서 좋은 성적을 거두라”고 자주 격려했고 고현숙은 부끄러운 미소로 화답했다.

 또 송 서기장은 이번 대회 경기 출발 신호를 알리는 스타터 가운데 한 명인 오용석 단국대 감독에게 “총을 잘 쏘아 달라”고 웃으며 당부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스피드스케이팅을 비롯해 여자 아이스하키,쇼트트랙,피겨스케이팅 등에 32명의 선수를 내보낸다.

 지난해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에 각각 1명의 선수를 내보냈으나 노메달에 그친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도 빙상 종목 위주로 선수단을 꾸렸다.

 하지만 출전 종목에 워낙 강팀이 많아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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