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인대 약해져 충격에 못 견뎌
성시백은 왜 자꾸 넘어질까. 단지 ‘불운’일까. 아니다. 원인은 있다. 모든 스포츠는 필연과 우연이 뒤섞인다. 반복해서 우연히 넘어질 수는 없다. 성시백은 결코 불운한 선수가 아니다.

약해진 인대가 발목뼈와 관절을 잡아주질 못하고 있다. 뼈와 뼈 사이 공간이 벌어졌다. 안정적인 스케이팅이 안 된다. 통증과 염증을 달고 산다. 발목이 아프기 때문에 근육 운동도 제대로 못했다. 인대와 발목 근육이 다 약해졌고 그래서 체중을 못 버티는 경우가 생긴다. 애초 성시백도 운이 없어 넘어지는 걸로 생각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상대 선수와 충돌하거나 깨진 얼음에 걸리면 발목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 버티고 뚫고 나가야 한다. 그런데 그게 안 됐다.
완벽한 해결책은 수술이다. 늘어난 인대를 잘라 이어 붙이는 수술을 하면 된다. 일반인에게는 이게 정답이다. 그러나 운동선수로서 생명은 끝난다. 차선책은 재활이다. 인대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방법은 없다. 대신 발목 주변 근육을 강화해 흔들림을 잡는다. 근육이 강하게 발목을 누르면 뼈와 뼈 사이 공간을 메울 수 있다. 현재 성시백이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1-02-2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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