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 D-3… 8개구단 미디어 데이
프로야구 서른 번째 우승컵은 누가 안을까. 8개 구단 감독, 주축과 신인선수가 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모여 출사표를 던졌다. 다음 달 2일 개막을 앞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마련한 미디어데이 자리였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주요 선수들은 상대 팀에 뼈 있는 농담을 던졌고 감독들은 우승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내비치는 듯 좀처럼 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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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삼성 진갑용(왼쪽)이 헝클어진 두산 김현수의 머리를 만져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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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 KIA 감독은 “부상 선수가 얼마나 나올 것인지와 각 팀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올 시즌 성적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상위 5개 팀은 모두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6~8위였던 LG, 넥센, 한화는 도전하겠다고 했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4강, 한대화 한화 감독은 ‘탈꼴찌’를 목표로 삼았다. 감독들은 모두 이를 위해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김성근 감독은 “스타트가 중요하다.”면서 “초반 넥센, LG, 삼성과 하는 7~8경기가 올해 우리 팀의 흐름을 좌우할 텐데 이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4월 분위기를 타기 위한 각 팀의 전략도 흘러나왔다. 개막전 선발투수 라인업에 대해 묻자 감독들은 주저하지 않고 각 팀 최고 투수들 이름을 입에 올렸다. 삼성은 차우찬,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KIA는 윤석민, 한화는 류현진을 내보내겠다고 했다. 김성근 감독은 “선발 투수가 하도 많아 누구를 내보낼지 걱정”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외국인 아니면 토종”이라며 말을 아꼈다. 미디어데이 당시 연습경기를 하고 있던 LG와 넥센은 경기 결과에 따라 선발투수를 고르겠다고 했다.
한데 모인 각 팀의 주축들은 스스럼없이 경계하는 팀과 선수들을 꼽았다. SK 주장 이호준은 “우리 팀은 강팀이라 그런지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해 넥센과 한화에 고전했었다.”면서 “올해 두 팀을 잘 요리하면 100승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갑용(삼성)은 두산과 롯데를 잡으면 우승도 어렵지 않다고 했다. 김현수(두산)는 롯데와 삼성을, 홍성흔(롯데)은 두산과 LG를, 서재응(KIA)은 SK와 넥센, LG를 꼽았다. 박용택(LG)은 한화가 걸림돌이라고 했다. 하위권의 강정호(넥센)와 류현진(한화)은 “모든 팀이 다 걸림돌”이라면서 “근성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유창식(한화) 등 각 팀의 유망주도 나와 프로 데뷔 소감을 피력했다. “선배들에게 배울 게 많다.”면서도 “올 시즌 신인왕을 받고 장차 팀의 주춧돌이 되겠다.”고 거침없이 포부를 밝혔다.
올해 프로야구 개막전은 4월 2일 광주(KIA-삼성), 문학(SK-넥센), 잠실(두산-LG), 사직(롯데-한화)에서 펼쳐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8개 구단 감독 출사표


김성근 SK 감독
시범경기에서 SK다운 시합을 못 했다. 페넌트레이스에 들어가서 정비가 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한다. 올해 각 팀과 경기해 보니 과거와 달라서 4월부터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우리 팀은 매년 4월부터 치고 나가 시즌 후반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올해는 시즌 후반에 승패가 갈리지 않을까 한다. 5월 이후 승기를 잡아서 우승을 또 하고 싶다. 올해 새로운 목표는 지난해 아쉽게 놓친 아시안시리즈 우승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
올해는 재미있는 한해가 될 것 같다. 많이 알려진 대로 각 팀 전력이 상향평준화돼 있다. 걱정되는 것은 우리 팀에 부상이 있는 선수들이 다소 많다는 점이다. 4월에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 같다. 삼성이 지난해 준우승을 했는데 올해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팬들에게 사랑받는 팀, 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팀으로 남겠다.


김경문 감독
그동안 약속했던 우승을 하지 못해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렸다. 개인적으로는 감독 5년 차에 우승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올해가 8년째다. 팬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 올해는 말을 아끼고 결과로 보여 드리겠다. 저나 선수, 스태프들이 우승하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다. 올해는 7개 팀과의 한 경기 한 경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좋은 경기를 직접 보여 드리겠다.


양승호 롯데 감독
옛말에 인생을 살다 보면 세번의 큰 기회가 온다고 했다. 롯데의 경우 공교롭게도 올해를 포함해 시범경기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시범경기에서의 좋은 컨디션을 페넌트레이스까지 유지해 올 시즌에 꼭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해의 경우 8개 구단의 전력이 극대화됐기 때문에 4~5월에 5할대 승부를 한다면 후반에 충분히 우승할 길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조범현 KIA 감독
제가 감독으로 있었던 2009년 이후 KIA는 많은 경험을 했다. 그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이것을 토대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2011년에는 KIA가 통산 11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팀 분위기는 희망적이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있다. 프로야구 관중이 600만명을 넘어 700만명 시대로 간다는데 우리가 앞장서서 큰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


박종훈 LG 감독
지난 28일 프로야구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감회가 새로웠다. 팬들의 큰 사랑이 있어서 프로야구가 오늘날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다른 구단 못지않게 많은 팬들이 큰 사랑을 보내 주는 LG 감독으로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약점은 채우고 강점은 극대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기다려 왔던 시즌 개막을 맞아 그라운드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려 한다. 많은 격려와 성원 부탁한다.


김시진 넥센 감독
올해도 어김없이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우리는 다른 구단과 달리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에서 많은 땀을 흘리고 돌아왔다. 시범경기에서 각 팀의 전력도 엿봤고 우리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도 봤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올해는 도전, 또 도전이다. 물론 실패도 있겠지만 실패 뒤에 성공이 있다는 각오로 선수들과 한마음이 돼 도전하겠다. 나머지 7개 구단과 함께 야구 평준화를 위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


한대화 한화 감독
지난해 이 자리에서 말을 잘못했다. 다른 7개 구단을 귀찮게 하겠다고만 얘기했다. 올해는 다른 팀들을 귀찮게 하는 것은 물론 많이 이겨 보도록 노력하겠다. 재작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우리 팀이 꼴찌를 했는데 올 시즌에는 마운드나 수비가 안정돼 있어서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한화는 젊은 팀인 만큼 패기 있게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올해 더더욱 생겼다.
2011-03-3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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