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병수·울산 설기현 등 득점왕 후보 ‘잠잠’
지난 시즌 프로축구 K리그 득점왕 유병수, 독을 품고 포항에서 울산으로 옮긴 토종 스트라이커 설기현, 그리고 FC서울의 우승을 이끌었던 데얀. 올 시즌 K리그 득점왕 후보들이 아직 잠잠하다. 각각 리그컵대회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에서는 골맛을 봤다. 정작 정규리그에서는 무득점의 무거운 침묵을 이어간다.골잡이가 골을 못 넣는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유병수는 자신의 몸 상태에서 이유를 찾았다. “경기에 나설 때 컨디션이 100% 유지되지 않는다.”고 했다. 득점왕의 후광 때문에 상대의 견제도 심하다. 하지만 유병수는 ‘슬로우 스타터’다. 지난 시즌에도 4월 중순 포항전에서 4골을 몰아친 뒤 골 감각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3일 경남FC 원정이 새로운 시작인 셈.
설기현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담감이었다. 시즌 개막전이 홈경기였고, 코칭스태프와 팬, 동료들의 기대가 컸다. 의도하는 플레이가 안 나왔다. 그게 이어졌다. 리그컵 대회를 포함 4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왔지만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지난겨울 팀 전면 개편으로 새로운 선수들이 많아 호흡이 맞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데얀은 그라운드에서 외로움과 싸우고 있다. 상대는 치열하게 달라붙고, 미드필드진과 호흡은 아직 완전치 않다. 최전방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중원 2선을 오가며 더 많이 움직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또 그의 발끝에는 1무 2패의 부진 속 벼랑 끝에 내몰린 황보관 감독의 운명도 걸려 있다.
터지기 시작하면 무서운 3명의 골잡이. 이들이 4월을 화려하게 장식해 나갈지 지켜볼 대목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1-04-01 2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