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자진신고자 선처한다

승부조작 자진신고자 선처한다

입력 2011-06-01 00:00
수정 2011-06-0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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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이 프로축구계(K리그) 전체를 뒤흔든 승부조작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승부조작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해 징계수위를 낮춰주기로 했다.

또 소속 선수가 부정행위에 연루됐으면 구단이 묵인한 경우는 물론 해당 사실을 몰랐더라도 K리그 차원의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프로축구연맹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정몽규 총재와 16개 구단 단장, 코치진, 선수대표들이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1일 밝혔다.

연맹은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2주간 한시적으로 승부조작 등 불법행위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선수 등 당사들로부터 자진신고를 받는다.

연맹은 신고내용을 검토·선별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지만, 자진신고를 통해 자발적으로 부정행위 가담 내용을 알려온 당사자에 대해서는 선처를 건의하고, 연맹 내부적으로도 징계수위를 최대한 낮춰주기로 했다.

안기헌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자진신고한 당사자에게 최대한의 관용을 베푸는 일종의 ‘플리바게닝’이라 할 수 있다”며 “신고는 사무총장에게 하면 되고 구체적인 방법은 구단 공문과 연맹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연맹은 선수의 부정·불법행위 가담 사실을 알아채고도 해당 선수를 타 구단으로 이적시키는 등 묵인한 구단에는 해당 선수와 함께 구단 차원에서 강력한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구단이 부정행위 사실을 몰랐더라도 소속 선수 등 구단 관계자의 승부조작 관련 불법·부정행위가 적발되면 단장과 감독 등 관리자에게도 책임을 묻기로 했다.

또 각 구단과 지도자가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경기나 사례를 발견하면 연맹에 신고하도록 했다.

연맹은 이 내용을 분석해 매년 2차례 전 구단 감독회의를 열어 논의하는 등 의심 선수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정보 공유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 구단 감독들이 분기별로 전 선수들과 정밀면담을 하고, 면담 기록을 모아 연맹에 통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밖에 축구협회와 공동구성하는 ‘승부조작 비리근절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비리를 제보하는 사람을 포상하는 비리신고 포상제를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1천200만원인 신인선수 최저연봉을 점진적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안 사무총장은 “승부조작 발생 시 구단 단장과 감독 등 지도부가 최대한 강력한 제재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승점 차감, 무관중 경기 등 국내외 사례를 참고해 구체적인 징계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리그 16개 구단 선수와 감독·코치진, 심판, 임직원 등 1천100여 명은 ‘도박 및 부정행위 근절 서약서’에 서명하고 승부조작 등 부정·불법행위를 뿌리 뽑자고 다짐했다.

서약서는 승부조작을 포함해 경기 결과와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부정행위를 하지 않으며, 도박과 관련된 사이트 가입이나 전화통화, 문자메시지 수신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연맹이 부정행위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당사자에게 휴대전화 사용내역 등 개인정보를 요청하면 이에 반드시 협조하도록 했으며 이러한 서약을 위반할 경우 임의탈퇴 등 K리그 차원에서 내려지는 모든 징계처분을 감수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K리그는 “대표팀에 차출돼 워크숍에 참석하지 못한 선수를 뺀 참석자 전원이 서명했다”며 “대표 선수들도 평가전 일정을 마친 뒤 서약서에 동의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약서 내용은 변호사 자문을 거쳐 확정했다”며 “위반시 징계는 내부규정상 최고 영구제명까지 가능하나 사안별로 구체적인 수위와 적용범위 등은 추후 논의를 거쳐 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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