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휴대전화 중계 중국유학생 3명 적발
불법 베팅 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유학생들이 FA컵 경기 상황을 휴대전화로 중계하던 현장이 적발됐다. 이들은 경찰의 신원확인 후 훈방조치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5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교통공사-FC서울의 FA컵 16강 경기 중 휴대전화로 어디론가 경기 상황을 알리던 중국 유학생 3명을 붙잡아 인근 경찰지구대에 넘겼다고 16일 밝혔다.
협회 직원에 따르면 관중이 거의 없는 본부석 쪽 꼭대기 층에 자리를 잡은 이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이어폰을 착용한 채 휴대전화로 계속 어디론가 경기 상황을 전했다. 10여분을 지켜보던 협회 직원은 홈 팀인 부산교통공사 직원, 공익근무요원 등과 함께 이들을 경기장 인근의 경찰지구대에 인계했다.
협회는 이들이 중국의 불법 베팅 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FA컵은 프로축구에서 승부조작 파문 이후 국내 스포츠토토 대상 경기에서는 제외됐다.
협회 관계자는 “이들이 처음에는 한국말을 못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왜 데려가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매뉴얼까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들의 휴대전화를 확인하니 발신자표시제한이 돼 있었다. 경찰에서 결국 한 학생이 ‘친구의 소개로 아르바이트 중이었다’고 털어놓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은 유학생이라는 신분이 확인된 데다 체포할 법적 요건도 갖춰지지 않아 경찰의 주의를 받고 훈방조치됐다.
협회는 이날 바로 다른 경기장에도 이 같은 사실을 전파하고 감시를 강화했으며, 포항 스틸러스-울산 현대미포조선의 경기가 열린 포항에서도 같은 행동을 한 한 명의 유학생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1-06-1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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