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선 장영석 변신에 성공할까

마운드 선 장영석 변신에 성공할까

입력 2011-07-22 00:00
수정 2011-07-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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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들의 ‘투수 전향’ 사례 살펴보니

프로야구 넥센 장영석(21)은 지난 19일까지 내야수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프로필에 그렇게 기록돼 있다. 이제 그 기록을 바꿔야 할 것 같다. 20일부터 장영석은 투수로 변신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앞으로 장영석은 100% 투수로만 나설 것”이라고 했다. 타자에서 투수로 변신이다. 시간을 되돌려보자. 그동안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성공한 선수는 많았다. 롯데 이대호-오릭스 이승엽-클리블랜드 추신수 모두 프로 데뷔 당시 투수였다. 그러나 반대 경우는 드물다. 이유가 뭘까. 장영석의 투수 전환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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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석
장영석


●성공 사례 자체가 드물다

프로에서 일정 기간 야수로 뛰다 투수로 전향해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전 한화 권준헌과 넥센 황두성 정도가 전부다. 권준헌은 1990년 야수로 입단해 1999년까지 야수로 뛰었다. 1995년엔 3할 타율도 기록했다. 2000년에야 투수로 전향했고 2001년에 첫승을 기록했다. 2004년엔 마무리투수로 뛰면서 17세이브도 올렸다. 타자와 투수로 모두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황두성은 1997년 포수로 해태에 입단했다. 어깨가 워낙 좋았다. 직구 최고구속 150㎞를 넘나들었다. 1999년 투수로 전향했지만 별다른 두각은 못 보였다.

그러다 2001년 현대로 이적하면서 실력이 늘기 시작했다. 통산 기록은 방어율 3.94에 36승 33패 19세이브다. 나름대로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외에는 딱히 성공사례가 없다. 실패 사례만 많다. 대부분 투수 전향 뒤 부상에 시달렸다. 1999년 투수로 전향했던 넥센 심재학(당시 LG) 코치가 대표적이다. 그해 3승 3패만 기록한 뒤 타자로 돌아갔다. 1996년 현대에 입단했던 장정석은 2003년 KIA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당시 30세. 너클볼을 잘 던졌지만 실전용은 아니었다. 최근엔 2003년 포수로 KIA에 입단했던 임준혁이 있다. 2004년 투수로 전향했고 이후 어깨 부상으로 두 번 수술을 받았다.

●어깨 근육에 차이가 있다

투수로 전향한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대부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이유가 뭘까. 투수와 타자의 근육 차이 때문이다. 투수와 타자는 중심 이동-유연성-신체 각 부문 근력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어깨 근육에서 차이가 난다. 투수의 어깨 근육이 타자보다 훨씬 정밀하고 내구력이 좋다.

겉으로 보이는 사이즈엔 별 차이가 없다. 둘 다 크고 단단하다. 문제는 어깨 대부분을 구성하는 큰 근육이 아니라 미세한 내측근육이다. 이른바 이너머슬(Inner Muscle). 겉으로 보이는 근육 밑에 자리 잡은 기본근육을 말한다. 큰 근육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발달시킬 수 있다. 그러나 내측근육은 그것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오랜 시간 공을 던지면서 세심하게 발달시켜야 한다.

대부분 투수로 전향한 선수들은 이 근육이 제대로 자리 잡기 전에 부상을 당한다. 심재학 코치도 “당시 어깨가 너무 아파 진통제를 달고 살았다. 그 시간을 견뎌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 했다.

투구는 단순히 공을 던지는 행위가 아니다. 멀리 강하게 던지는 송구와는 매커니즘 자체가 다르다. 볼끝이 살아야 하고 무브먼트도 만들어내야 한다.

섬세한 제구력도 필요하다. 큰 근육보다 미세한 내측근육의 밸런스가 중요한 이유다. 그러려면 긴 시간 고통과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

이제 장영석은 그 길을 가려한다. 김 감독은 “장영석이 공을 던진 뒤 팔근육 회복이 잘 되더라.”고 했다. 일단 희망은 보인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1-07-2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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