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급 기준으로 7만→9만 파운드 수준 오를 듯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인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2년 연장 계약을 제안받음으로써 ‘맨유의 핵심 선수’임을 새삼 입증했다.미국 투어에 나선 맨유의 사령탑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시카오 파이어와의 프리시즌 친선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박지성에게 2년 연장 계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2012년 6월 계약이 끝나는 박지성은 그동안 맨유와의 재계약 협상에 속도가 붙지 않자 방출설과 이적설에 시달려야만 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의 말 한마디로 모든 루머들은 일순간에 정리됐다.
그동안 바이에른 뮌헨(독일), 유벤투스, 라치오, 인터밀란(이상 이탈리아) 등 유럽 빅클럽들이 박지성의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최근에는 중국 슈퍼리그의 재벌구단인 항저우 에버그란데가 120억원의 연봉을 앞세워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줄곧 ‘맨유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온 박지성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특히 지난 18일 미국 투어 중 영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는 “내가 맨유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내가 떠날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했을 정도였다.
◇퍼거슨도 인정한 박지성의 ‘특별함’ = 퍼거슨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이 그동안 맨유에서 보여준 활약은 최고였고 그는 진정한 프로다”라며 “박지성이 구단의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여 계약서에 사인할 것으로 확신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성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고 30대를 넘기면서 체력도 하락기에 있는 만큼 1년씩 계약을 늘려나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의 활용 가치를 크게 인정해 2년 계약 연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맨유는 2010-2011 시즌이 끝나고 나서 대대적인 구단 개편 작업을 시작했다.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사르(네덜란드)를 대신해 할 21살의 신예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스페인)를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출신인 애슐리 영과 5년 계약을 했다.
또 맨유는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미드필더 존 오셰어와 수비수 웨스 브라운을 선덜랜드로 보내고, 부상으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오언 하그리브스를 방출하는 등 큰 변화를 겪었다.
이 때문에 재계약 협상을 시작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박지성의 진로를 놓고 팬들이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에게 2년 연장 계약을 제안한 사실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박지성은 심사숙고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맨유에 대한 애정을 생각하면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성 측은 애초 재계약 협상을 시작하면서 최소 2년 이상의 제안을 기대했다.
박지성의 아버지인 박성종 씨는 “지성이가 4~5년 연장 계약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며 “2년 연장은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의 몸값, 얼마나 뛸까 = 박지성은 이번 미국 투어에서 2경기 연속으로 골을 터트리면서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2011-2012 시즌을 준비 중인 퍼거슨 감독에게 맨유의 핵심 선수로 활약할 자신이 있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준 것이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몸값이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정확히 공개되지 않는 인상 폭에 대해 어느 정도 추측은 가능하다.
2005년 여름 맨유에 입단한 박지성은 이듬해 재계약을 하면서 종전 200만 파운드에서 40% 인상된 280만 파운드(약 57억원)의 연봉 계약서에 사인했다는 것이 유력한 관측이었다.
맨유에서 보낸 첫 시즌 주급이 3만 파운드 정도였다가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5만3천파운드로 주급이 올랐다.
또 2009년 재계약에 서명하면서 주급이 7만 파운드(약 1억2천만원)로 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지성의 새 연봉은 올해 초 재계약을 마친 파트리스 에브라(주급 9만 파운드)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에브라는 박지성과 나이도 같고 팀 공헌도에서도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박지성의 새로운 보수는 주급 9만 파운드, 연봉으로는 470만 파운드(약 8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버지 박성종 씨는 “재계약을 하면 연봉이 당연히 오르겠지만 상식선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급할 게 없는 만큼 재계약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