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포상금 좋은 곳에 쓰여 한편으로 다행”

박태환 “포상금 좋은 곳에 쓰여 한편으로 다행”

입력 2013-02-10 00:00
수정 2013-02-1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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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박태환 선수의 에세이 ‘프리스타일 히어로’ 출간기념 팬 사인회에서 박태환 선수가 사인한 책을 팬에게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박태환 선수의 에세이 ‘프리스타일 히어로’ 출간기념 팬 사인회에서 박태환 선수가 사인한 책을 팬에게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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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스타 박태환(24)이 올림픽 포상금 미지급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박태환은 설날인 10일 자신의 팬클럽 게시판에 직접 장문의 글을 올려 “런던올림픽 포상금을 받지 못해 기분이 안 좋거나 속상한 마음은 전혀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린 꿈나무 다이빙 선수들을 위해 쓰인다고 하니 기분 좋고 뜻깊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수영연맹은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에게 포상금 5천만원을 주기로 했다가 박태환 측에는 알리지도 않고 이 돈을 다이빙 유망주의 해외 전지훈련 비용에 쓰기로 해 물의를 빚었다.

박태환은 포상금을 다른 용도에 쓰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는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이에 대해 아무런 통보가 없었던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좋은 곳에 쓰이는 일이고 제가 받는 포상금으로 쓰이는 일이라면 아버지나 (손)석배형(박태환 지원팀장)을 통해 연락이 왔더라면 서로 기분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는 “제가 잘못을 했다면 설명을 해주고 얘기해주면 좋았을 텐데 기사로 얘기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도 했다.

그는 “런던올림픽 이후 한국에 빨리 가고 싶다고 얘기한 것이 잘못된 부분이라고 했는데, 사실 누구나 경기가 끝나면 한국에 가고 싶고 집에 가고 싶어한다”면서 “저만 한국에 빨리 가고 싶다고 얘기한 게 아니라 다들 한국에 못 가서 불만을 갖고 있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연맹의 미움을 샀던 마스터스대회 시범경기 불참 문제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제일 큰 아쉬움은 행사를 하기 전에 미리 연락을 주고 일정을 조율했으면 하는 부분”이라며 “왜 행사할 때가 다 돼서 얘기를 해주며, 정작 당사자는 모르고 있는데 기사를 통해 소식을 들어야 하는지, 이런 상황들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박태환은 격분한 팬들을 향해서는 “그래도 제가 받는 포상금이 어린 꿈나무 선수들 훈련하는 데 쓰인다고 하니까 좋게 생각해주시고 화 좀 푸셨으면 좋겠다”고 달랬다.

그는 “사실 이번에 포상금을 받을 거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기대를 안 했다”면서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 첫 포상금은 전담팀과 대표팀 코치들께 나눠드렸고, 그 이후에도 포상금은 다 꿈나무 장학금으로 쓰인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사실 이번에는 받을 거라는 생각도 못했지만, 받았더라도 아마 꿈나무들에게 갔을 것”이라며 “포상금이라는 값진 내용이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들로 알려져 아쉽지만 좋은 곳에 쓰인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과의 후원 계약이 종료된 이후 ‘홀로서기’를 선택한 과정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설명했다.

그는 “당시 ‘선수로서 정점을 찍고 내려올 길만 남았다’는 기사를 보고 사실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기분이 안 좋았지만 한편으로 SK텔레콤 측에서는 그런 얘기를 할 수밖에 없겠구나 라고도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마음고생을 많이 하던 중 마이클 볼 감독을 만나러 갔을 때 볼 감독이 ‘네가 수영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고, 가능하다’고 말씀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 이후로 훈련을 다시 시작하고 전담팀을 다시 만들어서 기분 좋게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잡았다”면서 “그래서 지금 이렇게 호주에서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썼다.

마이클 볼(호주) 코치의 지도로 전지훈련을 하려고 지난달 14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박태환은 설날도 잊고 훈련에만 매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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