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체육회, 성희롱 전력 국가대표감독 재선임 물의

장애인체육회, 성희롱 전력 국가대표감독 재선임 물의

입력 2013-04-30 00:00
수정 2013-04-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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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를 성희롱해 퇴출된 감독이 불과 몇달만에 국가대표 감독에 재선임돼 선수촌에 입성, 파문이 일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성희롱으로 작년 말에 징계를 받은 A 감독을 최근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A 감독은 이달 초부터 이천장애인종합훈련원에서 특정 종목의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작년 런던 패럴림픽 당시 출전 선수를 성희롱한 정황이 포착됐다.

장애인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는 A 감독에게 작년 12월 말에 정직 처분을 내렸다.

위원회는 A 감독의 당시 계약기간이 12월 31일까지라서 실효는 없었지만 사안이 심각하다고 보고 더는 국가대표로 활동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파면, 해임 다음으로 높은 수위인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A 감독이 육상 발전에 기여한 공로까지 참작한 중징계였다고 덧붙였다.

A 감독은 이의를 제기했으나 법제상벌위원회는 재심에서 제재를 확정했다.

A 감독은 퇴출된 것으로 여겨졌으나, 장애인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올해 훈련이 시작되자마자 그의 선수촌 재입성을 승인했다.

이 때문에 장애인체육회 안팎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행정을 맡은 장애인체육회, 훈련 현장을 감독하는 부설기관인 훈련원, 제재를 결정하는 상벌위원회, 지도자를 선임하는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서로 반목하는 별개의 기관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애인체육회는 런던 패럴림픽에서 보치아 감독이 선수를 폭행한 사건이 불거지자 후속조치로 선수단 전수조사를 실시, 이 과정에서 A 감독의 성희롱 혐의를 포착했다.

전수조사를 주도한 한 외부 공공기관의 위원은 A 감독의 재선임을 두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조사위원은 “장애인을 위해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장애인 인권을 어떻게 저렇게까지 침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체육회를 지도·감독하는 정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시정을 지시했다.

그러나 장애인 국가대표의 훈련을 총괄하는 이천훈련원은 A 감독의 선임이 정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훈련원 관계자는 “A 감독이 장애인체육회 직원인 전임 지도자로서 징계를 받은 것이지 (경기단체의)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징계를 받은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기단체가 고유권한으로 A 감독을 선임해 경기단체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결정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A 감독은 작년까지 장애인체육회에서 전임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런던 패럴림픽에 감독으로 참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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