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개최국 러시아 ‘대약진’…미국 독주 위협

[세계육상] 개최국 러시아 ‘대약진’…미국 독주 위협

입력 2013-08-18 00:00
수정 2013-08-1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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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개최국 러시아가 육상 강국 미국을 위협하며 대약진하고 있다.

대회가 막바지로 접어든 17∼18일(한국시간) 이틀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은 이틀간 러시아의 잔칫집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홈 팬들의 행복한 응원으로 달아올랐다.

이틀 동안 러시아가 따낸 금메달만 4개에 달한다. 경기장에는 끊임없이 러시아 국가와 팬들의 함성이 울려퍼질 수밖에 없었다.

17일에는 여자 해머던지기의 타티야나 리센코가 78m80의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며 우승했고, 이어 남자 멀리뛰기의 알렉산드르 멘코프가 8m56의 시즌 최고 기록으로 정상에 섰다.

두 선수의 우승이 확정될 때마다 환희에 젖은 관중들은 시상식 때에는 러시아 국가를 떠나갈 듯 제창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뜨거워진 러시아 육상의 페이스는 이튿날에도 식을 줄 몰랐다.

18일에는 여자 높이뛰기의 스베틀라나 슈콜리나가 2m03을 넘어 깜짝 우승을 차지해 다시 한 번 경기장을 함성으로 뒤덮었다.

타오를 듯 뜨겁던 응원 열기에 러시아 여자 1,600m 계주팀이 기름을 부었다.

러시아 계주팀은 이날 결승에서 3분20초19의 시즌 최고기록을 작성하며 우승, 이 종목 최강인 미국의 4연패를 저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러시아의 마지막 주자인 안토니나 크리보샤프카가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루즈니키 스타디움은 일방적인 응원 소리로 터져나갈 듯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남자 200m 정상에 선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아니라 러시아 여자 계주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관중은 볼트의 우승에도 힘찬 함성을 보냈다.

하지만 이는 볼트가 자메이카 국기를 들고 트랙을 돌며 세리머니를 하는 동안 열린 여자 1,600m 계주 시상식에 쏟아진 열광과는 비교할 바가 되지 못할 정도였다.

이날까지 금메달 7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를 따낸 러시아는 마침내 미국(금6·은11·동3)을 제치고 종합 순위표 선두를 빼앗았다.

한때 미국과 세계 판도를 양분하던 러시아 육상이 완전히 부활한 모습이다.

메달의 면면을 살펴보면 종목도 고루 분포했다.

텃밭인 경보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따내 단단한 입지를 다시 확인했다.

러시아는 어린 선수들을 길러내고 각종 대회를 집중적으로 치르는 ‘경보 도시’를 만들 정도로 경보를 전략적으로 육성해 경쟁국이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아성을 구축했다.

오랫동안 좋은 선수와 지도자를 배출해 정통성을 자랑하는 필드 종목에서도 투척과 도약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성과가 나왔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여자 장대높이뛰기)를 필두로 여자 높이뛰기, 남자 멀리뛰기, 여자 해머던지기 등에서 금메달이 나왔다.

여자 세단뛰기와 남자 창던지기에서는 동메달을 수확했다.

여기에 여자 1,600m 계주와 여자 400m, 남자 110m 허들, 남자 1,600m 계주 등에서도 시상대에 올라 단거리 트랙에서도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가능성을 봤다.

반대로 2위로 밀려난 미국은 육상 최강국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물론, 대회 마지막 날인 19일 미국은 남자 세단뛰기와 남녀 400m 계주 등 강세를 보이는 종목을 남겨두고 있어 정상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자메이카와 러시아 등의 공세에 흔들리는 자리를 지키기 위한 미국의 수성전은 당분간 힘겹게 진행될 듯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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