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선수로 출전 황당한 동계체육대회

일반인이 선수로 출전 황당한 동계체육대회

입력 2014-03-03 00:00
수정 2014-03-0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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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등 ‘부정 스키’ 무더기 적발 “참가만 해도 기본점수” 꼼수 출전…대한체육회·스키협회 조사 나서

지난 1일 막을 내린 제95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등록 선수로 위장해 부정 출전한 일반인이 무더기로 적발돼 대한체육회와 대한스키협회가 진상 파악에 나섰다.

2일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알파인 스키에서 선수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각각 경북과 광주, 전북 대표로 출전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북 대표로 대회전 종목에 출전했다가 발각된 A씨는 훈련비 미지급 문제로 경북스키협회와 갈등을 빚어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강성윤의 이름으로 경기를 뛰었다. 이후에도 회전 종목 등에서 부정 선수가 적발됐다. 스키협회는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선수들끼리 대신 경기를 뛰어주다 적발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일반인이 위장 출전한 것은 매우 드문 일. 스키협회 관계자는 “정확한 이유는 조사해봐야 하겠지만 선수가 경기에 뛰기만 하면 소속 지자체에 참가 점수가 부여되는 게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도의 순위 경쟁이 과열되면서 점수를 조금이라도 더 따기 위해 꼼수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알파인스키의 경우 선수가 출전만 하면 최하위를 해도 지자체에 1점을 줬다. 작은 점수지만 모이면 종합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대회 7위 경북(304점)과 충북(299점)의 점수 차는 5점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는 경북(242점)이 광주(241점)를 1점 차로 제치고 9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윤석민 회장이 전격 사퇴한 이후 수장을 뽑지 못한 스키협회는 이번 주까지 각종 대회가 있어 시즌이 마무리되는 오는 15일 이후 징계 수위를 논의할 계획이다. 체육회는 스키협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별도로 관련자를 징계할 방침이다. 체육회 측은 “1차적으로 소속팀 지도자가 징계 대상이 되겠지만 해당 시·도스키협회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또 선수로 속인 일반인에 대해서도 자문을 통해 법적 조처가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4-03-0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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