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비디오판독 요청 전 감독들 시간끌기 유행”< WSJ>

“MLB 비디오판독 요청 전 감독들 시간끌기 유행”< WSJ>

입력 2014-05-23 00:00
수정 2014-05-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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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감독들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예전 같으면 판정에 조금이라도 모호한 구석이 있으면 선수보다 먼저 감독이 달려갔다. 거친 언쟁도 모자라 몸싸움까지 벌인 끝에 감독들이 퇴장당하는 모습은 메이저리그의 흔한 풍경이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감독들이 서두르지 않는다. 판정에 불만이 있어도 그 심판을 향해 여유 있게 걸어간다. 그러고는 더그아웃 쪽으로 몸을 튼 상태로 심판과 대화를 나눈다. 실제로는 더그아웃 쪽에서 신호가 올 때까지 시간을 끄는 것이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비디오 판독의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까지는 홈런 타구에만 비디오 판독을 시행했으나 올해에는 홈런, 페어·파울, 체크 스윙, 세이프·아웃, 몸에 맞는 볼 판정 등 경기의 흐름을 바꿀 만한 대다수 행위가 비디오 판독 범위에 포함됐다.

미국의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21일(현지시간)까지 총 336차례의 비디오 판독이 시행됐다. 비디오 판독에 걸린 시간은 평균 2분 6초였다.

WSJ는 ‘새로운 야구 전통’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서 비디오 판독에 걸리는 시간은 2분 남짓이지만 관중이 체감하는 경기 시간 지연은 그 이상이라며 이는 감독들의 시간 끌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감독들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지 아닐지를 결정하는데 평균 45초의 시간을 들였다고 WSJ은 전했다.

감독이 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보통은 벤치 코치가 구단 직원과 함께 자체적으로 리플레이 화면을 보면서 감독에게 신호를 보낸다. 벤치 코치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고, 아니라면 감독은 심판과 추가로 좀 더 얘기를 나누고서 머쓱한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돌아온다.

메이저리그의 집계결과 336차례의 비디오 판독 요청 가운데 46.7%만 판정이 번복됐다.

감독들이 시간을 많이 끈다고 해서 판정 번복이 나온 것도 아니었다. 감독들이 100초 이상을 끌고 나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4차례 가운데 판정이 번복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고 WSJ는 전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잇따른 오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이르면 올해 후반기부터 비디오 판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이저리그의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비디오 판독 확대가 그렇지 않아도 길어지는 경기 시간을 더 늘어지게 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찾아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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