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할릴호지치 복수? 우리색깔 잃어선 안돼”

슈틸리케 “할릴호지치 복수? 우리색깔 잃어선 안돼”

입력 2015-07-20 10:20
수정 2015-07-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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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에 대한 복수와 한일전이라는 특수성보다는 대표팀의 색깔을 유지하며 승리를 추구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5 동아시안컵에 출전할 대표 최종 명단을 발표하면서 “축구에서는 과거에 대한 복수심으로 경기를 준비하다 보면 자신의 색깔을 잃는다. 이런 것을 조심하겠다”고 했다.

이번 동아시안컵에 나설 일본 대표팀은 할릴호지치 감독이 이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알제리를 이끌고 한국에 2-4 참패를 안긴 주인공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과거에 어떻게 했건 간에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의 준비를 하겠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일전에 대해서도 “우리는 일본이든 우루과이든 중국이든 우리의 것을 먼저 준비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진격의 거인’ 김신욱(울산 현대)의 첫 발탁 배경에 대해서는 “K리그에서 8득점을 올린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은 우리가 꾸준히 지켜봐온 선수”라면서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부상에서)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올해 초까지도 제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지켜본 결과 체력에 큰 문제가 없었고 벌써 리그에서 8득점을 올린 것이 선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표 명단에는 1990년 이후 출생자가 18명이나 포함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이후 가장 젊은 대표팀이 꾸려졌다.

그는 “중국이나 북한은 최상의 전력으로 대회에 나올 것”이라면서 “강한 상대와 제대로 된 대결을 펼쳐야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상당한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일문일답

-- 이번 선발의 전반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 골키퍼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은 이번 대회 통해 경험을 쌓게 해 주자는 목적이 있다. 23명 가운데 18명이 1990년 이후 출생자다. 부임한 이후로 가장 젊은 대표팀이다. 중국이나 북한은 최상의 전력으로 나올 것이다. 일본은 우리와 상황이 비슷하다. 확실히 강한 상대로 제대로 된 대결들을 펼쳐야 하고 그 대결 통해서 좋은 모습 보여줘야 한다. 상당한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

-- 김신욱의 어떤 장점을 보고 선발한 것인가. 이정협(상주 상무)과 함께 어떻게 활용하겠나.

▲ 김신욱은 우리가 꾸준히 계속 지켜봐온 선수다. 지난 아시안게임 이후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올해 초까지도 제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최근 지켜본 결과 체력에 큰 문제 없고 벌써 8득점을 올린 점도 선발에 긍정적인 요소가 됐다.

이정협과 김신욱을 함께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생각해봐야 한다. 무엇이 팀에 더 좋은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 멀티플레이어가 많다. 측면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 두 가지 고민을 했다. 풀백 자원 중에서 공격능력을 가진 선수를 측면 공격수로 올리는 방법과 전형적인 측면 공격수가 아니지만 측면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를 측면에도 활용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안을 선택했다. 공격적인 능력을 더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택했다.

-- 한일전 분위기가 뜨거울 것 같다. 설욕 의지 있나.

▲ 할릴호지치 감독에 대한 복수를 말하는 것 같은데…. 언제나 축구에서는 복수심을 가지고 경기를 준비하면 본인의 색깔을 잃는다. 이것을 조심해야 한다.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건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의 준비를 하겠다.

-- 젊은 선수가 많다.

▲ 지난 아시안게임에 활약했던 선수가 8명이다. 이들이 1년간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 큰 틀에서 유럽파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 일부 선수들의 공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고의 선수들이 있어도 팀워크가 안 나올 수 있는 게 축구다. 반대로 의지나 조직력, 기술적인 부분 등 모든 것이 다 어우러져 좋은 경기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젊고 경험이 적은 선수가 포진했으나 최고의 전력으로 만들어 대회에 임하겠다.

-- 이찬동(광주FC)을 뽑은 이유는 뭔가.

▲ 이찬동을 선발하느냐, 최보경(전북 현대)을 선발하느냐를 두고 끝까지 고심했다. 전에는 최보경을 뽑았다. 그러나 최근 K리그를 지켜본 결과 안타깝게도 최보경이 기존에 내가 봐 온 것과는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래서 이찬동을 선발했다.

내가 전에 대표팀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대표팀에서 나가는 문도 항상 열려있다. 대표 선수들이 K리그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 염기훈(수원 삼성)은 여전히 잘하고 있다. 도움 1위다. 그런데 왜 안 뽑았나.

▲ 염기훈 나이대 선수들은 다 배제했다.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활약해줄 수 있는지 점검한다는 목적에서다. 염기훈이 매 주말마다 좋은 활약 펼치는 것 알고 있다. 다만 이번 대회가 아니라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 승패에 중점을 두겠나, 아니면 젊은 선수들을 점검하는 데에 더 집중하겠나.

▲ (기자들 바라보며) 여러분들은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나도 사실 그것이 제일 궁금하다. 내 생각으로는 기자들은 우리의 성적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나도 안다. 생각 없는 감독이 아니다. 젊은 선수들을 점검한다는 리스크를 가져가면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 물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진다.

-- 한일전 처음 치르는데.

▲ 일본이 이 대회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7월 29일 J리그 경기를 치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일본과 상대하든 우루과이를 상대하든 중국을 상대하든 우리의 플레이를 먼저 준비하겠다. 올해 대표팀 승률이 상당히 긍정적이다. 이거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

-- K리그 선수들이 이번처럼 많이 발탁된 경우는 드물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뽑다 보니까 아쉬운 점도 있었을 것 같다.

▲ 일본 예비 명단을 보면 J리그 선수들로 명단을 다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리그 경쟁력이 있더라. 반면에 우리는 그러지 못하는 부분이 아쉬웠다. K리그에 젊고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많이 남아있지 못하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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