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슈 이종찬 ‘금보다 값진 은’

우슈 이종찬 ‘금보다 값진 은’

입력 2010-11-14 00:00
수정 2010-11-1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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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슈 은메달을 따낸 이종찬(26.경남체육회)은 뒤늦게 기량을 꽃피운 선수다.

 이종찬은 우슈 투로에서 도술·곤술 전능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최고령자다.종주국 중국 선수들은 대부분 스무살을 갓 넘겼고 18살 선수도 있다.

 이종찬은 스무살 무렵에 우슈에 입문했다.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선수들은 스무살이면 이미 전성기에 이른다.유소년 때부터 우슈를 인생의 목표로 삼고 일찌감치 입문한다.

 이렇게 뒤늦게 입문해 중화권 선수들의 거센 견제를 뚫고 따낸 은메달은 금메달 못지 않게 값지다는 평가이다.

 이종찬은 평소 무술을 즐기던 아버지가 내성적 성격을 고치라며 여덟 살 때 도장에 보내면서 우슈와 인연을 맺었다.

 학창시절에 우슈를 무척이나 즐겼지만 2남 가운데 장남이던 그에게는 부모가 일찌감치 따로 정해놓은 국가공무원이라는 진로가 있었다.

 이종찬은 법학도 생활을 하던 2003년 ‘우슈는 내 운명’이라는 생각이 번뜩 들어 대학에 자퇴서를 내버렸다.그리고는 부모님 앞에 무릎을 꿇고 선수생활을 하겠다고 빌었다.

 그는 “우슈가 한계를 극복하는 쾌락이 있다”며 “해도 해도 한 수씩 한 수씩 기량이 늘기 때문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엘리트 선수로서 우슈를 다시 시작한 이종찬은 작년부터 국제무대에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9년 10월 캐나다 토론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쟁쟁한 중화권 선수들을 따돌리고 장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곤술에서도 3위에 올랐다.

 이종찬은 이날 장병기 전능에서 최고 난도의 연기를 감점이 전혀 없이 완성했으나 표현력에서 중국에서 귀화한 마카오 선수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 2위로 밀렸다.

 이종찬은 “더 잘해서 극복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로서 금메달을 따는 게 당연한 목표이지만,다들 강했고 나는 무척이나 긴장을 했는데 준비해온 대로 경기를 할 수 있었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국 우슈의 대들보로서 자리를 재확인한 이종찬이 중화권 선수들과 경쟁에서 누구도 흠잡을 수 없는 일인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광저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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