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미 “뱃속 아기랑 우승, 행복해요”

김윤미 “뱃속 아기랑 우승, 행복해요”

입력 2010-11-14 00:00
수정 2010-11-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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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내내 ‘엄마한테 기운 불어넣어달라’고 뱃속 아기한테 속으로 말을 걸었어요.둘이서 같이 우승해 행복해요.”

 14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건 김윤미(28.서산시청)는 ‘2관왕’이 모두 곧 태어날 아기 덕분이라며 웃음지었다.

 김윤미는 마음대로 움직이기도 편치 않은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출전해 한국 선수로 처음으로 뱃속의 아기와 함께 국제대회에 참가해 경기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임부 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까지 세웠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새신부인 그는 원래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나서지 않을 작정이었다.

 소속팀 합숙 때문에 청주에서 일하는 남편 진철규(28)와 떨어져 지내면서 주말부부로 지내다 보니 빨리 아이를 가지고 2년 뒤 런던 올림픽을 노리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선발전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대표로 선발되는 바람에 출전을 놓고 고민에 빠진 그는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마라”며 든든하게 지원해준 남편 진씨 덕에 소음이 적고 훈련강도가 낮은 공기권총에만 출전하기로 결심했고 결국 2관왕에 오르는 ‘엄마 파워’를 발휘했다.

 선수생활을 시작한 지 10년만인 2007년에야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된 그는 이전까지 국제대회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었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 공기권총에 출전했지만 본선 21위에 그쳤다.

 이날 우승으로 국제대회에서 처음 시상대 정상에 오른 김윤미는 “처음 우승을 해보는데 얼떨덜하다”며 “경기 내내 속으로 ‘엄마한테 기운 보내줘’라고 계속 말을 했다.혹시라도 아이 때문에 팀에 누를 끼칠까봐 걱정했는데 둘이서 같이 금메달을 따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임신한 상태라 주변의 우려가 컸는데 걱정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게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신랑이 어제 통화해서 ‘평소대로 하라’고 해준 덕에 부담을 털고 경기할 수 있었다.빨리 한국에 가서 얼굴 보고싶다”고 미소지었다.

 광저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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