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질병 이겨낸 ‘금빛 열정들’

부상·질병 이겨낸 ‘금빛 열정들’

입력 2010-11-22 00:00
수정 2010-11-2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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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아시안게임에서 경쟁자들을 꺾고 정상에 오르려면 1~2년 전부터 고된 훈련을 견뎌내고 몸 상태를 최상으로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결전을 앞두고 예기치 않게 찾아온 부상과 질병 불운에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도 있지만,이를 이겨내고 마침내 정상에 오른 선수들도 있다.

 21일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8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이효정(삼성전기)의 몸은 ‘부상 병동’이다.

 허리와 발목 등에 고질적인 부상을 안고 있는 이효정은 지난 7월에는 몸이 너무 아파 마카오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 출전을 포기할 정도였다.

 그러나 몸이 성치 않은 와중에도 새로운 파트너 신백철(한국체대)와 짝을 이룬 이효정은 8년 만에 혼합복식 금메달을 되찾아오는 데 성공했다.

 이효정은 우승하고 나서 “런던 올림픽까지 가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19일 여자 역도 최중량급 정상에 오른 장미란(고양시청)은 지난 1월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형이 무너질 수 있는 역도 선수에게는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한번 균형이 무너진 몸에는 1년 내내 잔병치레가 끊이지 않았고,심리적으로도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다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인상 3위,용상 2위,합계 3위의 비교적 초라한 성적을 냈다.

 주변에서는 아시안게임을 포기하라고 권유했지만,‘역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포기할 수 없었던 장미란은 출전을 강행해 결국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말았다.

 지난 18일 여자 볼링 2인조 금메달을 따낸 최진아(대전광역시청) 역시 아시안게임을 준비한 지난 1년이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

 최진아는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하면서 아시안게임 다관왕 후보로 꼽혔지만,지난해 말 공을 던지는 왼쪽 어깨가 빠져 아시안게임을 제대로 준비할 수가 없었다.

 재활에만 매달리느라 본격적인 훈련은 대회를 두 달 남긴 9월에야 시작할 수 있었고,부상 후유증도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실제로 최진아는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지난 16일 개인전에서 6경기 가운데 200점을 넘는 경기가 한 경기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18일 강혜은(창원시청)과 함께 나선 2인조 결승에서 부활의 스트라이크를 터뜨리면서 염원하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일 사이클 여자 도로독주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건 이민혜(서울시청)는 질병과 싸우면서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민혜는 지난해부터 갑상샘 기능이 떨어져 약물치료를 받으며 운동을 계속해왔다.

 쉽게 피로해지는 몸 때문에 운동하기가 쉽지 않았고,결국 이번 대회 주종목으로 준비해 왔던 여자 3㎞ 개인추발에서 2위에 그쳐 2연패 꿈을 접고 말았다.

 하지만 아쉬운 패배가 정신을 자극했다.이민혜는 생각지도 않았던 여자 도로독주에서 장판(중국)을 따돌리고 마침내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민혜의 대표팀 후배 나아름(나주시청)도 언니의 뒤를 이어 인간승리 드라마에 도전한다.

 나아름은 지난 16일 치러진 여자 포인트레이스에서 경기 도중 넘어지던 경쟁 선수와 부딪히는 큰 사고를 당했다.

 경기장에서 잠시 정신을 잃었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아 결국 경기를 마치지 못해 하염없이 아쉬운 눈물을 흘렸던 나아름은 다행히 큰 부상이 없어 23일 열리는 여자 개인도로 경기에 출전하기로 했다.

 여자 사이클 대표팀 박정숙(상무) 감독은 “몸 상태는 괜찮다.오늘도 충분히 훈련을 소화했다.선수 자신도 억울한 일을 당한 만큼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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