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희는 27일(한국시간)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클럽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마지막날 12개홀로 치러진 3라운드에서 버디로만 5타를 줄이며 합계 11언더파 126타를 적어냈다.
폭우로 골프장이 잠겨 36홀 경기로 축소된 이 대회에서 이일희는 2010년 LPGA 투어 진출 이후 첫 우승이자 올해 창설된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19만5천 달러(약 2억1천600만원).
이로써 올해 한국여자골프군단은 시즌 초반임에도 LPGA 투어에서 5승을 수확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7타를 줄인 재미교포 아이린 조(29)가 2위(9언더파 128타)에 올랐다.
전날까지 공동 3위였던 지은희(27·한화)는 7타를 잃고 공동 61위(이븐파 137타)로 떨어졌다.
1,2라운드에서는 파45로 치러졌던 경기는 최종 라운드에서 다소 변동이 생겼다.
물에 잠겨 있던 18번홀(파5)에 물이 빠져 정상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18번홀로 4번홀(파3)을 대체해 마지막 라운드는 파47로 진행됐다.
폭우는 그쳤지만 강풍이 몰아쳐 선두권 선수들이 고전한 가운데 이일희의 샷이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첫번째홀부터 버디를 잡은 이일희는 두번째 홀(파4)에서 칩인 버디를 잡은데 이어 세번째 홀(파5)에서는 2.5m 거리에서 버디퍼트를 성공했다.
공동 5위로 3라운드를 시작한 이일희는 이 버디로 먼저 경기를 끝낸 아이린 조(29·9언더파 128타)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 여덟번째 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 단독 선두로 나서며 첫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던 이일희는 11번째홀(파4)에서 위기를 만났다.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냈지만 두번째 샷이 그린 위에 올라갔다가 백스핀을 먹고 그린 밖으로 굴러내려온 것.
어프로치샷도 다소 짧아 홀까지 1.2m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이일희는 짜릿한 파퍼트를 집어넣은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더욱 자신감이 붙은 이일희는 마지막홀(파5) 러프에서 친 두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 팬서비스를 했다.
챔피언조와 타수차가 벌어져 우승이 확정되기도 전에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이일희는 “너무 바랐던 우승이라 눈물이 난다”며 “마음 고생이 심했던 한국에 있는 어머니에게 가장 먼저 전화드려야겠다”고 말했다.
국산 골프공업체 볼빅은 이일희 우승으로 LPGA 투어에서 처음으로 국산 골프공으로 우승한 선수를 배출했다.
한편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공동 107위(4오버파 141타)에 머물러 공동 61위까지 주는 상금을 받지 못했지만 시즌 상금 랭킹 1위(87만7천700달러)를 지켰다.
반면 세계랭킹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공동 27위(4언더파 133타) 상금 1만780달러를 받아 상금 랭킹 2위(72만2천달러)에서 추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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