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프라이스 단장, 놀라움·기대감 축하 메시지 전해
“현실적으로 현재의 성적만으로는 한국 선수들이 프레지던츠컵에 나가기 힘듭니다.”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최경주(45·SK텔레콤)는 대회 마지막 날 경기를 끝낸 뒤 안타까움을 털어놓았다.
오는 10월 미국대표팀과 인터내셔널팀이 벌이는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 못한다는 것은 흥행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러던 차에 25일 새벽 잉글랜드 서리에서 들려온 안병훈(24)의 유럽프로골프투어 BMW PGA챔피언십 우승 소식은 반가운 것일 수 밖에 없다.
프레지던츠컵에서 미국과 대결하는 인터내셔널팀은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 호주 선수들로 구성된다.
세계랭킹 순으로 10명을 추려내고 나머지 2명은 단장 추천이 가능하다.
지난주까지 인터내셔널팀 랭킹에서 1위 제이슨 데이(호주)부터 10위 조지 쿠체(남아공)가 성적으로 자동 출전권을 얻는 10명 안에 포진했지만 한국 선수는 한명도 없었다.
배상문(29)이 15위로 한국 선수 중에 가장 순위가 높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병역 문제 때문에 출전이 불투명하다.
하지만 안병훈이 유럽투어의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함으로써 랭킹 급상승이 예상된다.
지난주까지 안병훈의 세계랭킹은 132위였지만 이번 주에는 60위 안으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해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할 자격을 얻어 랭킹을 끌어올릴 기회는 더 늘어났다.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메달리스트 안재형-자오즈민을 부모로 둔 안병훈에게 한국을 대표해 대회에 나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내셔널팀의 닉 프라이스 단장은 경기가 끝난 후 “안병훈 선수가 오늘 거둔 우승은 정말 놀라웠다”며 “그는 굉장히 인상적인 젊은 선수다. 이런 큰 대회에서 압박감을 이겨내고 나이답지 않게 차분하고 침착한 태도로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고 말했다.
또한 프라이스는 “이번 여름 다가올 메이저 대회들에서 특히 주의 깊게 그를 지켜볼 생각이다. 오는 10월 프레지던츠컵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팀원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그에게도 무척 특별한 일일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안병훈의 아버지 안재형씨는 “경기 모습을 TV로 지켜보고 병훈에게 간단한 축하 전화만 했다”며 “만약 한국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할 기회가 온다면 더없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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