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박종환 전 감독 “4강 이상 노릴 수 있다”

[U20월드컵] 박종환 전 감독 “4강 이상 노릴 수 있다”

입력 2013-07-05 00:00
수정 2013-07-0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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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4강이 아니라 그 이상도 노릴 수 있어 보입니다.”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축구대회 ‘4강 신화’를 만든 박종환(75) 당시 청소년 대표팀 감독이 올해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한 대표팀에 덕담을 건넸다.

박 감독은 “이번에 20세 이하 대표팀 경기를 두 차례 중계를 통해 봤다”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 있고 전술이나 조직력, 개인기 등이 좋기 때문에 4강 이상도 노려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1983년 대회 때의 소감을 묻는 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벌써 몇 번 변한 거냐”고 되물으며 “그때는 우리나라에 잔디 구장이 딱 세 개 있었을 때”라고 소개했다.

’호랑이 감독’의 대명사 가운데 한 명인 박 감독은 “그때는 사실 기술이나 실력보다 맨땅에 뭐하듯이 정신력과 조직력만 갖고 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회상하며 “이번 대표팀을 보니 선수들이 겁이 없어서 어떤 상대를 만나도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유럽 축구도 안방에서 마음껏 볼 수 있어서 보고 배울 것도 많고 시설도 훨씬 좋아졌지 않느냐”며 30년 전 대표팀과의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지금 대표팀을 이끄는 이광종 감독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예전에 선수로 데리고 있어봐서 안다”며 “차분하고 잘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또 “청소년을 오래 했기 때문에 선수 개인의 히스토리나 청소년 팀의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있어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지금 대표팀에 특출난 스타 플레이어가 없는 것은 오히려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박 감독은 “스타 선수가 있다면 오히려 팀이 죽을 수 있지만 지금 대표팀은 다 비슷한 선수들끼리 팀워크로 기량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8강 상대인 이라크는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예상했다.

그는 6대4 정도의 우위를 점치며 “기술이나 체력에서 뒤질 것이 없다”며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4강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강산이 세 번 변했다”던 박 감독이지만 당시 대회의 경기 내용을 마치 어제 일 얘기하듯 했다.

브라질과의 4강에서 두 번째 골을 내준 상황을 묘사하며 “그때 9번이 골을 넣었는데 완전한 오프사이드였다”고 아쉬워했다.

또 조별리그에서 만난 홈팀 멕시코전은 경기 하루 전에 경기 장소가 바뀌었다고도 말했다.

원래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고지대인 톨루카에서 하기로 돼 있었지만 경기 시작 하루 전에 멕시코시티로 변경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이동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박 감독은 “그때는 한국 축구가 워낙 변방이라 이런 설움도 엄청나게 당했는데 한국 축구의 위상이 지금 정도만 됐다면 아마 결승에도 나갔을 것”이라며 웃었다.

당시 한국은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다. 박 감독은 “우리 팀은 그때 대회 내내 경고 하나 없이 경기를 마쳐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다”며 뿌듯해했다.

젊은 선수들의 매너 이야기가 나온 김에 최근 불거진 기성용 파문에 대해 묻자 그는 신중한 답변을 했다.

박 감독은 “자세한 내용은 100% 모르지만 양쪽 다 문제가 있으니까 문제가 터진 것 아니겠느냐”며 “더 사태를 확대하지 말고 빨리 덮는 것이 한국 축구를 위하는 일”이라고 조속하고 원만한 마무리를 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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