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SSA! 월드컵] 네덜란드 무적함대 격파, 비결은 사랑의 힘?

[NOSSA! 월드컵] 네덜란드 무적함대 격파, 비결은 사랑의 힘?

입력 2014-06-16 00:00
수정 2014-06-16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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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 착용·휴대전화 금지 대신 경기 전후 가족·부인 방문 허용

“경기를 며칠 앞두고 부인과 가족들의 호텔 방문을 허용했다.”

지난 14일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5-1로 격침시킨 네덜란드의 루이스 판할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이런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음을 깜짝 공개했다. 어느 나라나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이끌어내기 위해 선수들이 합숙하며 경기에만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것과 정반대 행보를 보인 것이다.

월드컵 대회가 끝나면 다음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는 판할 감독은 평소 칼같이 엄격하기로 이름난 인물이라 선수들은 많이 놀라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느 나라보다 성(性)에 개방적인 네덜란드에서도 경기 직전 가족들이 대표팀이 묵는 호텔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판할 감독은 경기 직후 “내 원칙은 전체적인 그림이다. 선수가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기를 바란다”면서 “뇌와 정신은 경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신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경기 전날과 당일 아침 부인들의 호텔 방문을 허용했다. 선수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 분패했던 스페인을 상대로 통렬하게 설욕한 네덜란드 선수들은 경기 뒤 회복 훈련에도 자녀들과 어울리며 지친 몸과 정신을 회복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스페인전에서 두 골을 넣은 로빈 판페르시가 딸 디나와 즐겁게 공놀이를 즐기는 사진을 실었다.

물론 그 역시 이런 개방적인 자세 하나가 스페인 격파를 불러온 것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네덜란드 대표팀의 이런 풍경은 첫 소집 때부터 모든 선수들이 정장을 차려입고 나서도록 하고 소집되면 휴대전화부터 뺏고 보는 우리네 모습과 많이 달라 보인다.

우리 대표팀은 지난달 12일부터 소집돼 중간에 이틀 휴가를 즐기긴 했지만 벌써 한 달 이상, 앞으로도 3주 이상 단체 생활을 강요받는다.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이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2인 1실로 지내다가 대회 기간 1인 1실에서 지내 사생활도 조금 보장된다지만 갑갑하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맞붙는 러시아 수비수 바실리 베레주츠키(32·CSKA모스크바)도 한 기자가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가족과 연인의 접근을 철저히 통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떠보자 “팀마다 상황이 다르다”며 “우리는 대부분 가족이 러시아에 있기 때문에 만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2014-06-1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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