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셀럽·문인들까지… “뭉크 덕에 행복했어요”

어린이·셀럽·문인들까지… “뭉크 덕에 행복했어요”

윤수경 기자
입력 2024-09-20 02:40
수정 2024-09-20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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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일까지 인산인해 ‘뭉크展’

각계각층 관람객들 발길 이어져
이병률 시집 표지가 된 ‘두 사람…’
포스터 등 기념품도 대부분 품절
20만 번째 관람객 “‘나’ 찾을 힘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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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일간의 대장정을 끝으로 막을 내린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의 폐막일인 19일에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장이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105일간의 대장정을 끝으로 막을 내린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의 폐막일인 19일에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장이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뭉크전 덕분에 아주 행복했어요.”

‘유럽 밖 최대 규모 뭉크 회고전’, ‘뉴진스도 본 전시’, ‘N차 관람 유행’ 등 수많은 화제를 몰고 온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은 마지막 날인 19일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는 이날 전시 시작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이날까지 뭉크전을 다녀간 총 관람객 수는 20만 5875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전시 중 총 관람객 20만명을 넘어선 전시는 뭉크전을 포함해 단 2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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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20만 번째 입장 관람객으로 도록 등 2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행운의 주인공 장경아씨가 전시장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이날 오전 20만 번째 입장 관람객으로 도록 등 2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행운의 주인공 장경아씨가 전시장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20만 번째 관람객에게는 도록 등 20만원 상당의 선물이 제공됐다. 행운의 주인공은 서울에 사는 장경아(34)씨였다. 애니메이션 관련 업계에 종사하다가 잠시 쉬고 있다는 장씨는 “판화를 많이 그렸던 뭉크가 재료나 주제, 표현에서 자기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가진 예술가였다는 걸 이번 전시를 통해 배웠다”며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는 나도 ‘나만의 것’을 찾아 나갈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전시가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는 게 미덕인 한국에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일의 중요함을 알려 준 것 같다”며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자신만의 ‘예술가적 면모’를 드러내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넨 전시였다”고 했다.

뭉크 관련 다양한 기념품을 만날 수 있는 아트숍의 제품 대부분은 일찌감치 동났다. 작품 ‘달빛 속 사이프러스’(1892)가 담긴 포스터는 지난 8일, ‘절규’(1895)가 담긴 엽서는 추석 명절 시작 전인 지난 14일 재고가 소진됐다. 전시 도록은 모두 6500여부가 판매됐다.

올해는 뭉크의 조국이기도 한 노르웨이와 한국이 수교 65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안네 카리 한센 오빈 주한 노르웨이 대사는 지난 5월 22일 개막식에 이어 전시장을 자주 찾아 고국의 국민화가 뭉크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에 작품 9점을 대여한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의 토네 한센 관장은 지난 3일 이번 전시를 축하하기 위해 한가람미술관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또 많은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인기 걸그룹 뉴진스, 배우이자 화가 박신양, 아트테이너 권지안(솔비), 배우 김영민, 김찬용 도슨트, 정우철 도슨트, 소설가 김이설, 극작가 오세혁 등이 전시를 찾았다.

충남예고, 덕원예고 등 예술계 꿈나무를 비롯해 여주 장애인복지관, 과천 장애인복지관, 노인 미술사 모임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단체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특히 지난달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전시를 보러 온 어린이 관람객이 많았다. 전시를 관람한 한혜수(12)양은 “뭉크는 그 어떤 화가보다도 슬프고 우울한 자신의 마음을 고스란히 그림에 담아냈던 작가 같다”며 “같은 주제의 그림에 채색을 다르게 해 또 다른 분위기를 내는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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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람객이 이날 뭉크의 대표작 중 하나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 중 하나인 ‘마돈나’(1894)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한 관람객이 이날 뭉크의 대표작 중 하나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 중 하나인 ‘마돈나’(1894)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