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빙 타고 떠내려온 아기 북극곰”…민가 쓰레기통 뒤지다 사살

“유빙 타고 떠내려온 아기 북극곰”…민가 쓰레기통 뒤지다 사살

이보희 기자
입력 2024-09-22 10:44
수정 2024-09-2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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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서 포착…고령 여성 위협 느끼고 신고
경찰, 환경청과 협의해 사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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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웨스트피오르드에 있는 한 마을에서 사살된 북극곰의 모습. 2024.9.21. AP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웨스트피오르드에 있는 한 마을에서 사살된 북극곰의 모습. 2024.9.21. AP 연합뉴스


아이슬란드에서 희귀한 북극곰이 민가 쓰레기통을 뒤지다 결국 사살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9일 아이슬란드 웨스트피오르드에 있는 마을에서 체중 150∼200㎏ 정도 되는 어린 북극곰이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북극곰은 여름 별장으로 사용되는 민가 가까이에 있었고 당시 집 안에는 고령 여성 한 명이 있었다.

이 여성이 겁에 질려 문을 잠그고 숨어 있는 동안 북극곰은 집 밖의 쓰레기를 뒤지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환경청과 협의를 거쳐 ‘위협’으로 간주돼 사살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안경비대 헬기를 동원해 추가 수색한 결과 다른 북극곰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북극곰 사체는 연구 목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매체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에서 북극곰이 목격된 건 2016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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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 버린 북극 얼음 위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북극곰. 네이처 제공
녹아 버린 북극 얼음 위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북극곰. 네이처 제공


아이슬란드가 북극곰 서식지가 아니지만 매우 드물게 그린란드에서 유빙을 타고 아이슬란드 해안까지 도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녹아내리면서 굶주린 북극곰이 육지로 올라가 인간과 북극곰 모두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논문도 있다.

아이슬란드에서 곰은 보호종으로 분류돼 있으나 사람·가축에 위협이 될 경우에는 사살할 수 있다.

북극곰, 사람 공격은 극히 드물어…승인 없이 사살 금지현재 전 세계에는 북극곰이 2만~2만 5000마리 정도 서식한다. 북극곰은 곰 중에서 가장 큰 종류로, 수컷 몸무게는 일반적으로 272~544㎏이고 최고 771㎏ 이상 나가는 경우도 있으며 몸길이는 최대 3m에 이른다.

미국에서 북극곰은 2008년 멸종위기종법에 따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으며 해양포유동물보호법에 따라 보호받고 있다. 두 법 모두 인간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승인 없이 북극곰을 해치는 것을 금지한다.

비영리 단체인 야생동물협회에서 발표한 2017년 연구 자료에 따르면 북극곰이 사람을 공격했다는 보고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70년부터 2014년까지 5개의 북극곰 서식 지역(미국, 캐나다, 그린란드, 노르웨이, 러시아 )에서 북극곰이 사람을 공격한 일은 모두 73건 발생했다. 이로 인해 20명이 사망하고 63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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